대통령 참모진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김은혜 "오해 죄송"

윤혜주 2022. 11. 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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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수석비서관들이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썼다가 이를 지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수석비서관들은 "사적으로 오간 이야기"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국감장에서 퇴장 조치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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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감장에서 김은혜·강승규 퇴장 조치
김대기 "입 열개라도 할 말 없어"
민주 "윤 대통령, 책임 엄중히 물어 인사조치하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 사진 = 연합뉴스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수석비서관들이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썼다가 이를 지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수석비서관들은 "사적으로 오간 이야기"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국감장에서 퇴장 조치되기도 했습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부적절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전날(8일) 열린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문제의 메모가 포착됐습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대응에 대해 질의하고 있었는데, 당시 대통령실 참모들이 메모에 '웃기고 있네'라고 썼다가 황급히 지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겁니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이같은 내용을 썼다가 팬으로 덧칠해 지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국감장은 술렁였습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참으로 경악스러운 기사를 봤다. 이 사람이 누군인지 밝혀서 퇴장시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홍근 의원도 "국회 모독이다. 명백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모욕죄로 고발 조치를 취해달라"고 거듭 메모 작성자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결국 운영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누가 쓰신 거냐"고 물었고 강 수석과 김 수석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대로 나왔습니다.

강 수석은 "사적으로 나눈 대화로 제 메모지를 김은혜 수석과 나누고 그냥 지운 것이다. 제 메모지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사적으로 어제 일을 갖고 이야기를 하다가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김 수석 또한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오간 이야기"라며 "단연코 이 부분이 위원님의 발언이나 국감 상황 관련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오해를 빚어지게 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도 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사적 대화 내용을 물었고, 강 수석은 "얘기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주 위원장은 "그런 것을 바로 이야기해야 오해가 풀릴 수 있다"고 재차 지적했고, 강 수석은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재차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정회 후 저녁 8시 반쯤 재개된 국감에서도 다시 발언대로 소환된 강 수석과 김 수석은 각자 "진심으로 죄송하다", "국감장에서의 무거움을 반영치 못했던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 사진 =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부적절했다"며 "제가 기관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의원님들이 많이 화나 계실 거 같은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민주당에선 "거짓말 여왕, 김은혜 수석!", "정말 용납이 안 된다"는 항의가 터져나왔습니다.

주 위원장의 지시로 두 사람은 결국 국감장에서 퇴장 조치됐습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곧장 서면브리핑을 내고 "대통령실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며 "두 사람은 해명할 기회를 줬지만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면서도 '내용을 밝힐 의무는 없다'라고 버텼다. 국회를 무시하고 국정감사를 비웃은 것이 아니라면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앞에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강승규, 김은혜 수석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 인사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국회는 국정감사 증인인 두 사람에 대해 국회증언감정법 상 국회모욕의 죄를 물어 반드시 고발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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