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벌칙이지? ‘동감’![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오글거리는데도 지루해, 이건 반칙이지!
누군가 이 영화를 권했다면, 혹시 내게 벌칙을 주는 게 아닐지 의심하라. 러닝타임 114분간 온갖 오글거리는 요소들을 쏟아부었는데도, 어느 순간 눈이 감긴다. 99학번도 99년생도 버거워 할 감성 영화 ‘동감’(감독 서은영)이다.
‘동감’은 1999년의 ‘용’(여진구)과 2022년의 ‘무늬’(조이현)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다. 세기말 감성과 현재 MZ 세대의 감성을 어떻게든 섞으려 노력하며 필름을 완성한다.
청춘 로맨스물이라면서 설렘이 없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로맨스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남자주인공 ‘용’이다. 매력이 중반 이후 바닥으로 와장창 떨어진다. 사랑이 의심과 질투로 바뀌는 순간부터 폭주하는 ‘용’의 행동들은 안타깝지도, 여운을 남기지도 못한다. 그의 선택지에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얼굴 모르는 이의 말을 너무 쉽게 믿는가 하면, 우정과 사랑 모두 손쉽게 포기하려 한다. 지나치게 순수한데 예민하고 융통성마저 없는 듯 그려져, 어느새 그의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이 쏙 사라지고 만다.
‘용’에 대한 호감도가 급속도로 저하되니 1999년대의 사랑, 꿈, 낭만 등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객석에 와닿을리 없다. 메가폰은 결국 그 메시지를 ‘무늬’의 입에 맡긴다. 연신 현학적이고 오글거리는 대사로만 전달되니, 마치 지루한 교수님의 ‘사랑학개론’을 두 시간여 듣는 듯한 기분도 든다. 사랑에 서툰 젊은 세대에겐 잔소리처럼 들리고, 설렘이 후순위로 밀려난 기성세대에겐 싸이월드 프로필 메시지를 다시 읽는 듯한 ‘낯뜨거움’을 선사한다.
여진구, 조이현, 나인우, 김혜윤 등 출연진은 극 안에서만 기능한다. 자신만의 색깔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진 못한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머릿속에 남는 얼굴은 없다.
단 한가지, 세기말부터 밀레니엄 학번들은 그때의 캠퍼스 감수성을 언뜻언뜻 발견할 수 있어 반가울 순 있다. 당시 유행하던 크로스 캔버스 백, 바람막이 점퍼, 백팩 등 패션 아이템과 박혜경 ‘고백’, 롤러코스터 ‘습관’ 등 히트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고구마지수 : 3개
■수면제지수 : 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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