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7조원 어치"···해커 욕실서 5만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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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미국 사법당국이 10년 전 도난당한 비트코인 34억 달러(약 4조7000억원)어치를 회수했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이날 다크웹(온라인 암시장) '실크로드'에서 2012년 비트코인을 훔친 제임스 중(32)이라는 개발업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약 34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5만676개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중은 최근 비트코인 금융사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은 2012년 9월 당시 마약 등 밀거래에 널리 활용되던 '실크로드'에서 비트코인 5만여 개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중은 9개의 익명 계정을 동원해 이들 사이 신속 거래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실크로드 사이트의 인출 처리 시스템을 교란해 자신의 계좌로 거액의 비트코인을 입금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사라진 비트코인의 행방을 추적해온 검찰은 지난해 11월 조지아주(州) 게인즈빌에 있는 중의 집을 급습, 지하실 금고에 보관된 저장장치와 욕실 벽장 속 팝콘 통에 들어있던 싱글보드 컴퓨터(단일 회로 기판으로 구성된 소형 컴퓨터)에서 비트코인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한 비트코인 5만개의 가치가 34억 달러라고 밝혔으나, 현재 시세로는 약 10억3000만 달러(1조4340억 원) 정도에 해당한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연방검사는 "최신 암호화폐 추적 기술과 경찰의 전통적인 수사기법 덕분에 인상적인 범죄수익 은닉처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은 최장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AFP는 설명했다.

올해 2월 미 법무부는 지난 2016년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피넥스를 해킹했던 뉴욕의 한 부부로부터 비트코인 9만4000개(현 시세 기준 약 19억4000만 달러·2조7000억 원)를 환수한 바 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