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일탈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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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은 쉬운 용어가 아니다.
대체적으로 일탈은 사회에서 금기하는 바나 범죄의 영역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탈은 사회 환경과 구성원들의 인식차, 지역적 특성, 역사성 등에 따라서 그 기준이 쉽게 변한다.
이에 반해 범죄의 영역에 다다르지 않은 가벼운 일탈은 정신적·육체적 피로와 무기력함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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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은 쉬운 용어가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정하여진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남'이라 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일탈은 사회에서 금기하는 바나 범죄의 영역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일탈은 그 자체로도 부정적인 표현에 가깝다.
그러나 일탈은 사회 환경과 구성원들의 인식차, 지역적 특성, 역사성 등에 따라서 그 기준이 쉽게 변한다. 흔히 어느 한 곳, 어느 시대에는 일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른 곳, 다른 시대에서는 일상일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일탈은 절대적인 경계가 없다는 말이다.
예술에서 표현되는 '일탈'의 이미지는 대체적으로 미학적인 가치를 부여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 다른 행동, 다른 표현을 해보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둔다. 장르를 불문하고, 예술적 표현 대상을 뒤집고, 비틀고, 뭉개기를 통해 제2의 창작을 꾀하곤 한다. 왜 그럴까? 이유는 잘 정돈된 일상과 정형화된 예술은 쉽게 지루해 지고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회적 활동과 노동을 통해 삶의 1차원적인 동력을 얻는다. 사회적 규범과 질서를 지켜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일상은 사람을 쉽게 지치게 한다. 그래서 일탈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일탈은 극심한 후회와 죄책감에 빠지게 되고,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에 반해 범죄의 영역에 다다르지 않은 가벼운 일탈은 정신적·육체적 피로와 무기력함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다. 사회에서 인정한 범위 내의 가벼운 일탈은 삶의 전선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되기도 한다.
리처드 스티븐스의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에서는 사회의 공동선에 반하는 일탈은 나쁜 짓으로 금기시 되지만, 일탈 행위 중 일부는 숨은 이점이 있음을 과학 연구와 실험의 결과로 증명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욕설은 고통의 정도와 이를 견딜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고, 적당한 성욕의 발산은 사람을 젊게하며, 적당한 음주는 심장질환사망률을 낮춰 준다는 식이다. 과학적·의학적인 이견은 있을 수 있으나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는 주장인 듯 하다. 이렇듯 가벼운 일탈이 주는 장점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사회가 허락하는 행위로서 개인적으로는 유희·유흥이며, 집단적으로는 축제·놀이가 있다.
최근 아까운 젊은이들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는 핼러윈 축제로 인함이 크다. 그러나 우리 정서와 역사성에 부합되지 않은 축제임을 비판하는 것에는 동감이지만, 젊음의 발산을 위한 일탈의 창구로서 할로윈 축제는 아무 죄가 없음을 밝히고 싶다. 원인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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