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 다이버 "돈 안 아까운 재미, 스팀 1위 할만 하네"
- 데이브 더 다이버 얼리 액세스 트레일러
'인디 게임'
주로 소수의 인원이 모여서 만든 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엔 게임 유통 수단이 다양하지 못해서 인디 게임이 빛을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스팀과 같이 별도의 퍼블리싱 없이 게임을 유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인디 게임 입지가 달라졌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든 다음 게이머들에게 선보이면 그만이다. 인디 게임은 기존 대형 게임사에서 만든 게임에선 참신한 소재나 게임성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최근엔 여러 인디 게임이 스트리밍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글로벌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가끔 게임사 자체가 조명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인디 게임의 입지가 점차 커지기 시작하자 대형 게임사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넥슨의 '민트로켓'이다. 민트로켓은 기존부터 이어진 흥행 공식을 내려놓고 오로지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해 색다른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만든 넥슨의 서브 브랜드다.
민트로켓은 지난달 첫 작품 '데이브 더 다이버'를 출시했다. 해당 게임은 출시 직후 '압도적 긍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스팀 인기 게임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스팀 인기 게임 1위에 오르는 대단한 성과를 냈다. 기자 또한 기대하던 게이머 중 한 명이었기에 출시 이후 곧바로 게임을 즐겨봤다.
장르 : ARPG (해양 어드벤처 및 경영 시뮬레이션)
출시일 : 2022년 10월 27일 (앞서 해보기)
개발사 : 민트로켓
플랫폼 : PC (스팀)
■ 낮에는 다이버, 밤에는 초밥집 점장?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기본적으로 아침과 낮에 바다속으로 들어가 각종 물고기를 포획하고, 밤에는 포획한 물고기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내용이다. 하지만 해당 플레이만 반복하면 지루해지기 쉽다.
바다에 들어간 뒤 계속 탐사를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산소'다. 사람은 산소가 있어야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 산소가 없으면 죽는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산소를 활용해 게이머들에게 시간제한을 부여함으로써 긴장감을 준다.
산소는 캐릭터가 이동하거나 보스를 비롯한 공격적인 물고기들에게 피격되면 감소한다. 산소가 모두 소모될 경우 보유하고 있던 아이템 중 하나만 챙긴 채로 구조된다. 탐사했던 시간이 모두 날아가기 때문에 가게 운영에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바닷속엔 산소를 보충하는 다양한 수단이 존재한다. 해저 곳곳에 비치된 산소통이나 조개를 열거나, 소모 아이템을 획득 후 사용하면 산소가 채워진다. 이를 활용하면 캐릭터가 구조될 일 없이 안전하게 탈출할 기회를 준다.
산소는 분명 게임 내에서 초중반 구간엔 긴장감을 주는 역할이다. 하지만 업그레이드할수록 바닷속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다소 지루해지는 원인이 된다. 특히 어인족 마을로 빠른 이동이 가능해지면서부터 심해진다.
빠른 이동을 사용하면 곧바로 수심이 깊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 이 때부터 불필요한 산소 소모없이 포획 가능해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산소 소모량이 증가하는 등 플레이 타임을 균일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바다에서 얻는 아이템은 모두 무게가 다르다. 캐릭터가 보유 가능한 무게도 정해져 있기에 갖고 갈 것을 선택해야 한다. 무게를 초과할 경우에는 이동 속도가 느려지는 페널티를 받는다. 충분한 산소를 가지고 있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
두 번의 물고기 사냥을 마치면 밤이 된다. 밤에는 잡아 둔 물고기를 이용해 초밥을 비롯한 여러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는 음식점을 경영한다.
재고에 따라 매일 어떤 음식을 판매할 지 정하고, 가게를 열면 손님들이 방문해 음식을 주문한다. 주문을 받으면 주방장이 요리해 주므로 음식 서빙부터 차와 맥주 따르기, 와사비 갈기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선 깊은 곳으로 잠수해야 하며, 돈을 벌어야 장비를 강화해 더욱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이로 인해 데이브 더 다이버는 수중 탐사와 초밥집 경영, 두 콘텐츠가 절묘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룬다. 덕분에 하나의 게임에서 두 가지 장르를 모두 즐길 수 있다. 하나의 게임을 샀는데 공짜로 다른 게임까지 받은 셈이다.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패드로 플레이하는 걸 추천한다. 물고기를 잡거나, 일부 행동을 취할 때마다 진동이 울려 게임의 손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패드를 처음 사용해도 조작법이 단순하므로 큰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
■ 이게 도트라고? 놀라움의 연속인 '그래픽'
데이브 더 다이버의 진가는 그래픽에서 나왔다. 게임 내에서 게이머들이 가장 오랫동안 머무는 장소가 바로 바다다. 게임의 주 무대인 만큼 모든 맵을 탐험해 보면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매번 잠수할 때마다 무작위로 맵이 달라진다. 로그라이크처럼 경로나 아이템 위치 등 모든 게 바뀌는 건 아니다. 만들어진 맵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게임이 끝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장소가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지루함을 덜어내는 데 충분하다.
물고기도 디테일하다. 바다를 탐사하다 보면 다양한 모습을 지닌 물고기를 만나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잡히기 전까지 끊임없이 헤엄을 치며 돌아다닌다. 이들은 하나같이 개성 있는 외형을 지녀 보는 맛이 있었다.
캐릭터가 탐사 가능한 구역들은 모두 평면으로 돼 있어 2D 게임처럼 보인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맵이 상당히 입체적이라는 걸 깨닫는다. 혹등고래가 저 멀리서 다가오는 등 일부 연출이 2D 게임에선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만큼 바다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컷신은 도트로 찍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특정 NPC가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할 경우 그에 걸맞은 컷신이 재생된다. 컷신은 단순히 잘 만든 것만이 아니다. 캐릭터의 콘셉트에 맞는 연출을 제작해 보는 내내 웃음을 짓게 만든다.
대다수의 인디 게임이 그래픽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수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도트를 사용한다. 이는 데이브 더 다이버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도트 그래픽의 수준이 낮다는 건 편견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도트 그래픽으로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준다. 도트 그래픽을 좋아하든 아니든 충분히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 즐길수록 늘어나는 '콘텐츠'
데이브 더 다이버를 하면서 가장 감탄했던 건 바로 방대한 콘텐츠다. 게임 초반에는 바다에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은 뒤, 음식으로 조리해서 파는 게 전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퀘스트를 진행할수록 즐길 거리가 하나씩 추가되기 시작한다.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물고기를 잡아 수집하는 '마린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 보상을 얻는 '에코워치', 자신만의 해마로 경주를 즐기는 '해마 레이스', 콘서트에서 응원봉을 흔드는 리듬게임 등 할 수 있는 게 많다.
초밥집 콘텐츠에도 소홀하지 않다. 물고기들을 직접 키우고 판매하거나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양식장', 초밥에 들어가는 쌀을 직접 재배하고 수확하는 '농장'은 타이쿤의 재미를 높여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축제가 열리거나, 특별한 손님이 방문해 그에 걸맞은 요리 재료들을 구하는 것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하나의 목표, 동기부여가 된다. 이는 반복 플레이로 재미를 잃어가는 게임을 탄탄히 지탱해 준다.
다만, 모든 콘텐츠들이 선택 혹은 단발성으로 즐기는 콘텐츠다 보니 농장이나 양식장을 제외하면 종류만 많지 깊이가 있지 않다. 처음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라고 감탄하지만 몇 번 해보고 나면 손이 덜 간다. 콘텐츠가 아무리 많아도 해야 하는 목적이나 동기가 부족하면 결국 버려지기 마련이다. 앞으로 콘텐츠를 지속해서 즐길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아직 얼리엑세스 단계다. 지금까지 공개된 콘텐츠들만 즐겨도 돈 값을 하고도 남는다. 정식 출시 이후엔 어떤 재미를 더 채우고 돌아올 지 기다리는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다.
1. 하나의 게임으로 두 가지 장르를 즐길 수 있다.
2. 높은 수준의 도트 그래픽으로 눈이 즐겁다.
3. 해저 탐사를 간접적으로 경험 가능하다.
1. 진척도가 높아질수록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2.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깊이는 부족하다.
3. 조작 방식 변경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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