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우승]재계약에 우승 반지까지, 김원형 감독 함박웃음

김희준 2022. 11.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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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선수 시절 SK 왕조 주축

사령탑으로 처음 나선 가을야구에서 우승 기쁨

KS 5차전 앞두고는 재계약 확답도 받아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KBO 감독상을 받은 김원형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08. jhope@newsis.com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사령탑으로는 처음 나선 가을야구에서 우승 반지를 품에 안았다. 재계약까지 결정된 상황이라 기쁨이 두 배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SG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KS 우승을 확정했다. 올해 정규시즌에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군 SSG는 창단 2년차에 첫 통합 우승을 일궜다.

2021시즌을 앞두고 SSG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 감독은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맛봤다.

김 감독은 SK의 창단 멤버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한 김 감독은 2000년 SK 와이번스로 팀의 간판이 바뀐 뒤에도 한결 같이 마운드를 지켰다.

SK가 2007년과 2008년, 2010년 통합 우승을 일궜을 때 주축 멤버이기도 했다. 2010년 은퇴할 때까지 한 팀에서만 뛴 김 감독은 통산 545경기에서 134승 144패 26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SK 소속(쌍방울 시절 제외)으로 PS 11경기에 나서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90의 성적을 냈다.

선수 은퇴 이후 SK, 롯데 자이언츠, 두산 등 3개 구단에서 코치로 일한 김 감독은 두산 투수코치이던 2019년 코치로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SS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2.11.08. jhope@newsis.com

2021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인 SK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취임 2년 만에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면서 우승 반지를 1개 더 늘렸다.

부임 첫 해 김 감독은 2020년 9위까지 추락했던 팀을 빠르게 재건했다. SSG가 6위에 머물면서 가을야구까지 경험하지 못했지만, 시즌 막판까지 PS 진출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

사령탑 2년차인 올해 김 감독은 SSG를 이끌고 리그를 평정했다. 올 시즌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며 선두로 나선 SSG는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SK 시절부터 여름만 되면 약한 모습을 보이던 팀의 약점을 지웠다. 여름만 되면 공격력이 처지는 것이 문제였는데 매 경기 어떻게든 점수를 짜내면서 승수를 챙기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여름에 벌어놓은 승수 덕에 SSG는 9월에 주춤하고도 LG 트윈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KS 직행 티켓을 따내 사령탑으로 첫 가을야구를 치른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에서 KT 위즈, LG 트윈스를 연파하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키움을 잡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현역 시절 명투수로 활약했던 김 감독은 투수의 장점과 성격을 꼼꼼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주문을 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3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SSG 김원형 감독이 8-2 승리를 확정 지은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2.11.04. xconfind@newsis.com

은퇴 위기를 딛고 부활한 베테랑 왼손 불펜 투수 고효준에게 제구가 들쭉날쭉한 직구 대신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볼카운트를 잡으라는 숙제를 냈다. 조언을 받아들인 고효준은 올 시즌 45경기에서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3.72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김 감독의 지휘 속에 김택형, 서진용 등 기대주에 머물렀던 투수들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SG가 미래 에이스로 기대하는 오원석도 올해 한층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원석은 올 시즌 SSG 선발진의 한 축으로 거듭났다.

투수, 야수를 가리지 않고 선수의 성장을 위해 '뚝심'을 발휘하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박성한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시즌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박성한을 주전으로 기용하는 것에 물음표가 붙기도 했지만, 김 감독은 끝까지 믿음을 보냈다. 그 결과 박성한은 공수에서 리그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유격수로 거듭났다.

박성한은 "김원형 감독님 덕분에 많은 기회를 받고 경험을 했다"고 고마움을 내비친다.

김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서 새 얼굴 발굴에도 힘을 쏟았다. 퓨처스(2군)리그 코치진의 추천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선수를 기용했다. 거포 유망주 전의산이 1군 데뷔 직후부터 인상깊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원형 감독이 선수들로 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2.11.08. jhope@newsis.com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김 감독은 팀 장악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역 시절 '어린왕자'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부드러운 외모인 김 감독은 평소에는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기를 마다하지 않지만, 기본기를 지키지 않거나 선수단 분위기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수에게는 불같이 화를 낸다.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좋은데도 그에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늘 성실한 태도를 갖춘 최주환이 올해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릴 때 항상 감쌌다. 전반기에 부진을 면치 못했던 최주환은 후반기에 부활하면서 SSG가 정규시즌 1위를 지키내는데 힘을 더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과 2년 계약을 맺었던 SSG는 올해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인도한 김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해 재계약을 하기로 결정했다.

SSG는 KS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 감독에 힘을 실어주고자 시리즈 중에, 그것도 KS 5차전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재계약 방침을 발표하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아직 구체적인 조건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만큼 처음 계약할 때인 2년, 총액 7억원보다는 더 좋은 조건에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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