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는 GS25, 맹추격 CU…편의점 1위 '쉽지 않네'
CU와 매출 차이 200억원대로 줄어
영업이익은 역전…점포도 CU가 1위
국내 편의점 업계의 양대 산맥인 GS25와 CU의 '업계 1위' 다툼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GS25가 코로나19 이후 주춤한 반면 CU는 곰표 밀맥주를 시작으로 잇따라 히트 PB 상품을 내놓으며 매출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양 사의 매출 차이가 분기 기준 수백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지난해만 해도 분기 매출이 1000억원 이상 차이났지만 CU가 매 분기 격차를 좁히며 '대역전'의 사정거리 내에 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GS25 역시 코로나19 영향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실적이 회복세로 접어드는 추세다.
GS25 "여전히 우리가 1등"
9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난 2조95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 감소한 876억원이었다. 대표 사업인 편의점은 매출 2조832억원과 영업이익 75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8.2%, 0.9% 늘어나며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3일 실적을 발표한 BGF리테일(CU)과의 매출 격차는 275억원으로 줄었지만 매출 기준 업계 1위 자리는 지켰다. 휴가철인 3분기를 맞아 기존점 일매출이 3.3% 늘어나는 등 특수지 상권 점포가 선전한 덕분이다. 점포 확대도 순조롭게 이어지며 양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우리동네GS, GSPAY 등 신규 사업 진행에 따른 IT 용역료 증가와 요기요픽업, 배달 등 퀵커머스 관련 판촉·마케팅비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GS리테일은 특히 경쟁 브랜드에서 GS25로 전환한 점포가 많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쟁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이 GS25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본사로서도 브랜드 전환 점포는 경쟁사의 점포가 줄어드는 동시에 자사 점포가 늘기 때문에 사실상 점포 수가 2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에서 경쟁사로 전환한 점포 대비 경쟁사에서 GS25로 전환한 점포 비율은 2020년 2배에서 올해 3분기 2.6배로 격차가 늘어났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25는 연이은 메가히트 상품들을 선보이며 여전히 업계 1위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CU "거의 다 왔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에도 GS25로서는 웃기가 쉽지 않다. CU의 추격전 때문이다. CU는 지난 3분기 매출 2조557억원을 벌어들이며 GS25와의 격차를 275억원으로 줄였다. 2019년 3분기 양 사의 매출 격차는 2300억원 이상이었다.
CU는 GS25와의 격차를 지난해 4분기 792억원에서 올해 1분기 635억원, 2분기 346억원으로 매 분기 줄여 왔다. 3년여 만에 매출 격차를 2000억원 이상 줄인 셈이다. 2조원이 넘는 양 사의 3분기 매출과 비교하면 275억원은 1.3%에 불과하다.
기준을 바꿔 보면 CU가 이미 1위를 빼앗은 지 오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CU가 앞서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CU가 2001억원, GS25가 1759억원으로 24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매출과 함께 '업계 1위'의 기준으로 잡는 점포 수도 CU가 많다. 지난해 말 기준 CU의 전국 점포 수는 1만5855개로 GS25의 1만5499개를 356개 앞서고 있다. 올해 들어 변동된 점포 수는 양 사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CU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재 매출 추이로 볼 때 이르면 4분기에 CU가 GS25의 매출을 따라잡는 '그랜드 크로스'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25의 기존 점포 매출 성장률이 3%대인 데 비해 CU는 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 수 역시 CU가 1위를 지키고 있다.
4분기엔 어떨까
CU는 호실적의 바탕에 '가정간편식(HMR)'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미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HMR 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닐슨IQ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체 HMR 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로 2년 새 2.1%포인트 늘어났다.
CU는 이 HMR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1년간 CU의 HMR 카테고리 성장률은 14.2%로, 전체 편의점 평균 10.5%보다 3.7%포인트나 높다. 매출도 냉장과 냉동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분기 1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CU가 올해(1~3분기) 선보인 HMR 신제품만 166종에 달한다. 이에 CU는 4분기에도 60여종의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GS25는 지난 10월 론칭한 통합 앱 '우리동네 GS' 서비스 확대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약세라 평가받던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퀵커머스-GS수퍼마켓 등과의 서비스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유흥·관광지 등 특수상권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특수상권에 강점이 있는 GS25 점포의 매출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25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특수 상권이 얼마나 이전의 매출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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