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의 순간, 팀원들에게 박수를 건넬 줄 아는 리더… 이정후는 한 뼘 더 성장했다[KS 리뷰]
[문학=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그토록 바라던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됐다. 보통 이 상황이라면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고, 허탈해 하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의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도 그랬다. 그런데 현재의 이정후는 달랐다. 준우승 확정의 순간, 그는 팀원들에게 박수를 건네는 참된 리더가 됐다.
키움은 지난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6차전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5로 패했다. 이로써 키움은 시리즈 전적 2승 4패가 되면서 바라던 KS 트로피를 SSG에 내주고 시즌의 마침표를 찍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키움의 도전기였다. 세간의 평가를 깨고 당당히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은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모두 승리하며 가장 높은 무대인 KS까지 입성했다.
그렇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빛나는 강자 SSG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부에서는 키움의 0-4 셧아웃 패배까지 예상할 정도로 전력에 차이가 나던 상황이었지만, 키움은 그 예측을 보기좋게 깨부수면서 치열한 접전을 거듭했다. 1차전을 극적인 역전승으로 따낸 후 2~3차전을 연이어 내주며 주도권을 내주는 듯 했지만 또다시 4차전을 승리하면서 끈질기게 SSG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결국 5차전에서 그동안 쌓인 체력, 정신적인 피로가 발목을 잡으면서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9회말 김강민에게 내준 통한의 대타 끝내기 스리런포는 사실상 키움의 남아있는 전의를 상실케 했다. 이후 6차전에서도 잇따른 수비에서의 미스플레이가 중요 순간마다 지뢰처럼 터졌다. 먼저 앞서갔음에도 또다시 역전을 SSG에 내준 이유였다. 키움은 결국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김광현에게 이지영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SSG 'V5'의 희생양이 됐다.
그런데 여기서 모두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명장면이 하나 나왔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잡히는 순간, 키움의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본 이정후는 마치 승리팀의 선수처럼 경쾌한 움직임으로 팀원들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고 뜨거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상대적 열세라고 평가받았음에도 매 시리즈 힘든 싸움을 뚫고 올라와 KS에서도 멋진 승부를 펼친 동료들을 향한 이정후의 '리스펙'이 담긴 행동이었다.
이정후는 이번 시리즈에서 취재진과 만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재미있다"는 말을 내뱉었다. "우리팀이 젊은 팀이다보니 정말 이번 PS를 즐기고 있다. 분위기로는 그 어떤 시즌보다 좋은 상황"이라 말해왔던 그다. 그랬기에 더더욱 그는 후회를 남기지 않고자 했다. 그는 6차전을 앞두고 "내일이 됐을 때 어제가 후회 되지 않도록 뭐든 다 해봐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경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실제로 키움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중간중간 나온 야수들의 실책이 분명 아쉽겠지만, 실수가 나왔다고 해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상대가 뿜어내는 승리의 기운으로 패색이 조금씩 짙어지자 쌓여왔던 그간의 긴장감과 피로감이 더욱 키움을 짓눌렀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 점을 키움의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이정후도 마찬가지였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패배의 순간에도 동료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건넬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까지 한 선수만 잘해서 온 게 아니라 키움 히어로즈라는 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이정후의 감동적인 멘트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어린 나이라면 어린 나이지만 어느새 팀을 이끄는 더그아웃 리더로 성장한 이정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던 장면이다. 과거 그는 가을야구에서 패하고 퇴장을 알릴 때마다 아쉬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분을 삭여왔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아쉬워 하는 팀원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와 함께 원팀이 된 키움 선수단은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밝았다. 훗날 정말로 히어로즈의 'V1'이 완성된다면 이날의 웃음은 분명 다시 회자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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