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행 마무리..결국 결별한 미네소타와 사노[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미네소타와 사노의 동행이 드디어 끝났다.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은 11월 8일(한국시간) 선수들에 대한 옵션 실행 여부를 결정해 발표했다. 소니 그레이에 대한 2023년 팀 옵션을 실행했고 크리스 아처, 딜런 번디, 미겔 사노에 대한 옵션 실행을 거부했다. 그레이는 2023년 연봉 1,270만 달러를 받고 미네소타에 잔류하게 됐지만 나머지 세 선수는 FA 시장으로 향한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사노다. 사실상 단년 계약으로 미네소타에서 뛰었던 아처, 번디와 달리 사노는 미네소타에서 모든 커리어를 보낸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사노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네소타에 몸담았지만 이제는 결별의 시간이 왔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1993년생 우투우타 내야수 사노는 2009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미네소타에 입단했다. 수비 능력은 다소 아쉽지만 강력한 힘과 준수한 타격 능력, 강한 어깨를 가진 코너 내야수 사노는 미네소타 팀 내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사노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꾸준히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TOP 100 유망주에 포함됐고 매년 순위도 상승했다. 바이런 벅스턴이라는 5툴 플레이어 특급 유망주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노는 미네소타 팀 내 1순위의 최고 유망주였다.
마이너리그에서의 활약은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사노는 2012년 싱글A, 2013년 싱글A와 더블A를 거치며 2년 동안 58홈런을 쏘아올렸고 장타력을 확실하게 과시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착실히 성장한 사노는 2015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80경기에서 .269/.385/.530 18홈런 52타점을 기록하며 그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기복은 있었지만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2016시즌 236/.319/.462 25홈런 66타점을 기록해 잠시 주춤한 사노는 2017시즌 .264/.352/.507 28홈런 77타점으로 반등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8시즌 다시 주춤했지만 2019시즌에는 34홈런, OPS 0.923을 기록해 커리어하이 성적을 썼다. 단축시즌 삼진왕(.204/.278/.478 13홈런 25타점 90삼진)에 오르며 부진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30홈런 고지(.223/.312/.466, 75RBI)에 올랐다.
기량보다는 부상이 문제였다. 193cm, 123kg 거구의 사노는 체구가 큰 선수들이 흔히 겪는 고질적인 문제인 하체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빅리그 데뷔 후 거의 매 시즌 다리 문제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햄스트링, 정강이, 뒤꿈치, 무릎 등 다양한 부위에 부상을 당했다. 데뷔시즌을 제외한 매 시즌 IL을 경험한 사노는 빅리그 8년 커리어 중 단축시즌과 2021년 단 2번 밖에 규정타석을 소화하지 못했다. 올해는 무릎 부상으로 빅리그 20경기 출전에 그쳤다.
사노는 빅리그 8시즌 통산 694경기에 출전해 .234/.326/.482 162홈런 418타점을 기록했다. 정교함이 부족한 타자였지만 거의 매 시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타력은 분명 뛰어났다. 하지만 지나치게 삼진이 많았고 수비력도 아쉬웠다.
문제는 건강이다. 내셔널리그까지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 만큼 아쉬운 수비력에 대한 문제는 예전보다 영향이 작아졌다. 정교함은 아쉽지만 장타력은 확실하다. 삼진이 많지만 출루 능력이 떨어지는 타자는 아니다. 다만 어떤 것도 건강하지 못하다면 무용지물이다.
2020시즌에 앞서 미네소타와 3년 연장 계약을 맺었던 사노는 29세에 첫 FA 시장에 나서게 됐다. 올시즌 워낙 부진한 만큼 시장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기는 어렵지만 아직 전성기 나이인 그에게 관심을 가질 팀은 얼마든지 있다. 대형 계약을 따내기 어려운 만큼 어쩌면 건강 유지 여부에 따라 최고의 '가성비'를 보이는 FA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고의 유망주였고 존재감도 보였지만 사노는 결국 미네소타와 13년 동행을 마치고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됐다. 사노의 거취가 올겨울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된다.(자료사진=미겔 사노)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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