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끝나면 사서 쓸래" 자율주행업체들의 변심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 회사에 대한 시장의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다가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금이 줄어드는 상황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미국 경제매체인 CNBC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량과 산업용 로봇 등에 쓰이는 고해상도 라이다를 제조하는 미국 업체들인 아우스터(OUST)와 벨로다인(VLDR)이 합병에 전격 합의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해 상세한 3D 지도를 만드는 센서 기술로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자율주행 합작회사 아르고AI(Argo AI)도 창업 6년 만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아르고AI는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와 우버 출신의 두 개발자가 모여 창업한 기업이다. 포드와 폭스바겐으로부터 총 36억달러(약 4조9856억원)를 유치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아르고AI는 자율주행 기술 순위가 웨이모, 엔비디아에 이어 3위였다.
기술력으로 인정받았던 아르고AI가 사업을 접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알수 없는데 투자는 계속 해야 해 부담이 컸다는 설명이다. 짐 팔리 포드 CEO는 "2017년 아르고AI에 투자했을 때만 해도 2021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포드는 올해 3분기 실적에 아르고AI가 개발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투자 손실 27억달러(약3조7405억원)를 반영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향후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존 라울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르고AI 폐업과 관련해 "우리는 반드시 해당 기술을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다른 회사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를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는 당장 마땅한 매출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일례로 GM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에서만 연간 20억달러(약 2조7724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반면 자율주행 사고로 인한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선두주자로 꼽히지만 자율주행 관련 12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크루즈도 지난 6월 무인택시가 비보호 좌회전 과정에서 대응을 못하면서 추돌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오면서 기업들이 부피를 줄이는 데다가 투자금은 마르고 있다"며 "자율주행 개발 업체들은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업계가 개편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르고AI나 아우스터와 같은 사례는 앞으로 수년간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살아남아 자율주행 기술을 선점하는 업체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시장 전체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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