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반려동물산업, 농업성장의 기회로

2022. 11. 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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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 서울 학여울역 근처에서 개최된 어느 '펫쇼'에 간 적이 있다.

다양한 펫푸드를 포함해 수많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용품들이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반려동물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반려동물 가구의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산업이 커지면서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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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 서울 학여울역 근처에서 개최된 어느 ‘펫쇼’에 간 적이 있다. 필자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어떤 강아지 용품들이 있나 둘러보려고 갔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파에 깜짝 놀랐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장에는 기대보다 훨씬 많은 참관객들이 붐벼 천만 반려동물 시대를 실감 나게 했다. 다양한 펫푸드를 포함해 수많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용품들이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반려동물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반려동물 가구 비중은 27.7%로 나타났다. 10가구 가운데 3가구가 반려동물 가구라는 것이며,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시장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펫푸드 시장규모는 약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펫케어 시장규모는 약 2조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세계 펫케어 시장규모는 160조원이며 이는 전년 대비 8.7% 성장한 것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지출이 늘고 있다. 펫푸드 또한 고급화 수요가 증가한다. 단순한 사료가 아닌 사람과 같은 ‘식품’으로 인정하며 돈을 아끼지 않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펫푸드를 사료로만 인식하고 식품과 분리해 차별화하고 있다면 이미 반려동물이 하나의 가족으로 인정받는 인식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동물 사료를 식품으로서 펫푸드와 기타 사료로 구분하는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 사료와 달리 펫푸드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며 펫푸드를 농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여겨야 한다. 농업과 농촌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수요 감소’다. 한정된 수요와 감소하는 수요를 다시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혁신의 하나가 증가하는 펫푸드를 통한 농업소득 증대다. 펫푸드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상품으로 이 상품의 소비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 이에 부응하는 공급이 농업의 미래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 펫푸드는 외국산에 많이 의존해왔는데 반려동물의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국내산 펫푸드에 대한 수요도 커질 수 있다. 국내 펫푸드의 외국산 비중은 70%로 앞으로 국내산 펫푸드 활성화를 통한 비중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기능성 펫푸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펫푸드의 경우 외국산에 밀리지 않도록 생산 기술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과 가족이 함께하는 놀이공간에 대한 수요도 커지면서 반려동물 테마파크도 많아지고 있다. 농촌에선 자연환경을 살려 반려동물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농촌의 새로운 소득 증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반려동물 가구의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산업이 커지면서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먼저 반려동물에 대한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를 개혁하고, 반려동물산업과 농업·농촌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농식품부가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첫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반려동물산업 육성방안을 올 하반기에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반려동물산업에서 농업과 농촌이 성장하는 성과가 실현되길 바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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