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후의 팔팔구구] 아쉬움 없는 삶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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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사람은 자신이 저질러놓은 과거의 행동을 돌이켜보고는 아쉽다고 말한다.
'아쉬움'은 '어떤 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거나, 필요한 것이 모자라거나 없어서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이라고 정의돼 있다.
살면서 우리가 지닌 아쉬움은 어떤 것일까? 젊은 나이의 독자들이라면 그 의미가 크다.
아쉬움이란 때론 이룰 수 있었는데 어떤 사정으로 이룰 수 없어 나온 것이기에 값진 감정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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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 맘대로 되지 않으면
그게 곧 서운한 감정 출발점
개선 노력땐 성공 확률 향상
하지만 이룰수 없는 것 있어
실패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과거에 얽매여 있지 말아야
꽤 많은 사람은 자신이 저질러놓은 과거의 행동을 돌이켜보고는 아쉽다고 말한다. 하소연을 자세히 들어보면 인생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허나 자신에게는 가슴을 칠 정도로 안타깝고 아쉬운 일일지는 모른다.
‘아쉬움’은 ‘어떤 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거나, 필요한 것이 모자라거나 없어서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이라고 정의돼 있다. 기실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그게 곧 서운한 감정의 출발점이 된다.
살면서 우리가 지닌 아쉬움은 어떤 것일까? 젊은 나이의 독자들이라면 그 의미가 크다. 아쉬움이란 때론 이룰 수 있었는데 어떤 사정으로 이룰 수 없어 나온 것이기에 값진 감정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자신의 결점을 보완한 후 재도전한다면 이룰 수 없는 게 무엇이랴. 역설적이겠으나 아쉬움을 많이 경험한 사람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아쉬움이 생긴 원인을 짐작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을 때 성공 확률과 행복감도 덩달아 커질 것이다.
애초에 다다를 수 없는 목표였다면 자신의 단점을 아무리 보완하려 한들 소용이 없다. ‘노력하면 이룰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발할 수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 능력과 처한 환경이 다르니 이룰 수 없을 수밖에 없다.
개인을 넘어 사회나 국가의 기대하는 바가 성취되지 못했을 때 아쉬움은 한층 더 커질 것이다.
아쉬움을 대변하는 격언을 살펴볼까. ‘질주하듯 내달리는 시간이 없다면 훗날 아쉬움과 함께 살 것이다.’
‘잃은 도끼는 쇠가 좋거니…’라는 말도 있다. 지금 있는 새로운 물건이나 사람이 원래 있었던 존재보다 못하다는 데서 나오는 아쉬움을 비유했다. ‘나간 머슴이 일은 잘했다’도 맥락이 비슷하다. 머슴이 있을 때에는 귀한지를 모르다가 집에서 나간 다음에야 아쉬움을 느낀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그 시절을 지나고 보아야 비로소 현상의 본질을 알게 되는 것일까.
사회나 국가, 더 나아가 자연과 인류를 향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에 위인 두명이 등장한다. 철학가·소설가·극작가·평론가로 활약했던 장 폴 사르트르(1905∼1980년). 사르트르는 인간의 실존과 자유를 무엇보다 강조한 사상가다. 하지만 임종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 부르세병원에서 죽음의 불안과 공포 때문에 의료진에게 병명도 묻지 않고 한달 동안 발악을 하며, 찾아온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다가 죽어갔다. 살아 있는 동안 사회에 더 많은 공헌을 하지 못한 회한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나폴레옹(1769∼1821년)도 아쉬움이 많은 위인이었나보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한번은 나폴레옹이 연합군에게 패전한 워털루 평원을 찾았다. 평원 한쪽에는 자그마한 나폴레옹 기념관이 있다. 당시 상황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전시한 것도 있고, 사령관실에는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한 손으로 머리를 감싼 등신대 모형도 눈에 띄었다. 그가 평소에 호기롭게 부르짖은 ‘내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말을 되새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복 전쟁 선봉에 섰던 그도 죽음을 앞두고 이런 말을 남겼단다. “나는 불행했다. 프랑스, 군대, 조세핀…”이라며 초라하게 숨을 거뒀다. “불가능이란 없다”고 단언했던 그가 자신의 삶을 실패로 규정하고 죽음을 마주했으니 그 사무침이 얼마나 깊었을는지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실패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한 사건은 이미 과거가 돼버렸다. 실패에 사로잡혀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그와 같은 어리석음에 빠지질 않길 노력해야 한다.
이근후 (이화여대 의과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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