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행사에도 ESG 도입이 필요하다

오병호 2022. 11. 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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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호 한국재정지원 운동본부 이사

잠들지 못할 정도로 참담하고 아픈 밤이 지나갔다. 2022년 10월 29일,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작은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6명이 별이 되었고, 197명이 부상을 입게 되는 참사 희생자가 발생했다. 11월 5일 국가애도기간을 마치며, 그 기간 수 많은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어떤 이는 IT 기술을 접목해 서울 시내 지하철 노선을 데이터화 하여 무인 무정차 운행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경찰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무정차 운행이든, 경찰 배치든,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든 예산 문제에 걸려 어느 것 하나 이루기가 쉽지 않다. 이에 행사에도 ESG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환경)부문에 있어서 우선 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스스로 정리하는 의식을 유아기 때부터 교육시켜야 한다. 홍대나 이태원을 비롯해 군중이 밀집하는 곳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거리를 메운다. 심지어 핼러윈과 같은 행사에는 샴페인을 거리에서 터트리기도 하는데 쓰레기와 함께 술 등 액체등이 거리를 가득 메울 경우 미끄러져 다칠 확률이 크며 이때 버린 쓰레기에는 각종 이물질과 감염체로 인해 감염병으로 번질 확률도 있다. 게다가 토양오염은 물론 지하로 흘러가 근처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S(사회) 부문에 있어 IT를 활용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 한다는 의견은 동의한다. 하지만 18.24㎡(5.5평)의 비좁은 거리에서 10~20분만에 막대한 인파의 엄청난 유입과 T 자 형태의 골목에서 앞쪽 뒤쪽 옆쪽 인파를 모두 견뎌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꺼낼 겨를도 없고 트래픽 과잉으로 전화 및 데이터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미디어를 통한 상황 파악은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에 경찰을 더 투입하자는 의견도 있었겠지만 현재도 경찰을 과잉 채용했다는 이슈가 있기에 당장 더 채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CPR이나 보행 및 안전 관련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을 파트타임으로 고용하거나 일일 봉사자로 활용하는 방안이 예산의 효율적 운용에 있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G(지배구조) 부문에 있어서 지자체 행사든 주최자가 없는 행사든 관련 행사로 인해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다면 그 집단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 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의체와 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서로 약간의 예산은 소모될 수 있지만, 소중한 생명을 위한 사회 안전 방향으로 쓰이게 된다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약간의 예산 투입을 망설이다 한 지역의 축제나 행사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해 최소 며칠 혹은 몇 달간 심각하게 되면 다시는 그 장소를 찾지 않으리라는 각인이 들어 천문학적 손해가 나고, 지역이 쇠퇴하거나 예전의 활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들 중 일부를 5년전에 관련 관계자에게 알리고 조금이나마 적용되기를 바랐지만 단지 바람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이태원 참사의 가슴 아픈 현장에는 “밀지 말라”, “안전이 최우선이다”등의 메시지로 안전을 바랐던 ‘화이트 메신저’가 있었을 것이나, 당장 보이지 않는 위험과 급한 마음에 “밀어” 등을 외치고 남의 비극에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카메라를 들고 다수에게 필터링 없이 참사를 그대로 보인 ‘블랙 미러’도 있었다.

ESG라고 하면 경영을 위한 하나의 비재무적인 지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제는 정부에서도 ESG 컨트롤 타워를 운영, 국민 안전과 사회 안정을 위한 하나의 기관을 설립해 점점 줄어만 가는 대한민국의 생명을 하나라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안전한 행사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영혼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분들의 회복을 간절히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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