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은퇴투어 해달라" 9개구단 팬들의 성화, 41세 KS MVP 탄생 우연 아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제 아무리 최고의 레전드 선수라고 해도 '은퇴투어' 논란은 피하지 못한다. 올해도 이대호(40)가 그랬다. 정규시즌 개막 전부터 이대호의 은퇴투어 이슈는 뜨거웠다. 결국 KBO가 직접 나서면서 우여곡절 끝에 은퇴투어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그런데 팬들이 직접 "제발 은퇴투어를 해달라"는 선수가 있다. SSG 김강민(40)의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자면 SSG를 제외한 9개구단 팬들의 성화다. 이미 2년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나왔던 말이다. 분명 나이만 보면 기량이 쇠퇴해 은퇴를 고려해야 할 시점인데 김강민에게선 어째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짐승'이라는 별명처럼 여전히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는 한편 타석에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방을 갖추고 있어서다. 상대 팀의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이러니 "제발 은퇴투어를 해달라"는 재치 있는 표현까지 등장한 것이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벤치에서 조연을 자청했지만 결국 주연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쳤고 5차전에서는 9회말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작렬,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하는 한방을 날렸다. 만약 김강민의 끝내기 3점홈런이 없었다면 SSG는 2승 3패로 뒤진 채 6차전을 맞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 한방으로 한국시리즈의 운명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SSG는 김강민의 결정적인 한방에 힘입어 6차전에서도 승리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했고 당연히 한국시리즈 MVP는 김강민의 몫이 됐다. 그야말로 '김강민 시리즈'였다.
김강민은 "이길 수 있는 역할만 하길 바라고 무조건 우승하고 싶다. 그것만 바란다"고 조연을 자청했으나 SSG는 여전히 그의 한방을 필요로 했고 그 역시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오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41세 한국시리즈 MVP의 탄생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김강민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내년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 선언했다. 1982년생 황금세대들이 줄줄이 퇴장하고 있지만 김강민에게는 남의 이야기다. 이제 현존하는 1982년생 선수는 김강민과 오승환 뿐이다.
[SSG 추신수와 김강민이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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