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메이저 첫 남녀 결승서 최정 꺾고 우승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2. 11. 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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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바둑 결승서 2대0 승… 세계 메이저 대회 3관왕 올라
격전이 끝나고 다정한 선후배로 돌아왔다. 8일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시상식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우승자 신진서(오른쪽)와 준우승자 최정. /한국기원

바둑 역사상 첫 남녀 결승전의 주인공은 신진서(22) 9단이었다. 신진서는 8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서 ‘바둑 여제(女帝)’ 최정(26) 9단을 184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 전날 흑번 승리에 이어 2대0 전적으로 완봉 우승했다.

35개월 연속 국내 톱랭커로 군림 중인 신진서와, 108개월째 여자 1위를 지켜온 최정의 결승 2국은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우변 대마를 타개한 백 쪽으로 흘러가다 중앙 전투에서 흑 우세로 바뀌었으나 마지막 좌변서 잡혔던 백돌이 살아간 순간 흑의 승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세계 메이저 34년 역사상 첫 여성 결승 진출자인 최정의 항복으로 둘 간 상대 전적은 6대0으로 벌어졌다.

신진서는 국후 “우승까지 오는 동안 전체적으로 내용이 만족스럽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대회서 처음 우승해 기쁘다”고 밝혔다. 최정 9단도 “결승까지 올라와 세계 최강 신 9단과 둘 수 있어 행복했다. 이번 대회가 스스로 생각했던 한계를 깬 무대가 된 것도 소득이다. 양딩신전 승리 때가 가장 기뻤다”고 했다.

신진서는 28회째 우승하면서 국내외 8관왕으로 올라섰다. 세계 메이저 우승 횟수가 4회로 늘면서 현역 3관왕(LG배·춘란배·삼성화재배)으로 올라섰다. 2019년 커제 이후 3년여 만에 탄생한 세계 메이저 3관왕이다. 그는 현재 잉씨배 결승에도 올라 구리(5관왕 1회), 이창호(4관왕 2회)의 기록에도 도전 중이다.

인공지능(AI)과 가장 친숙한 기사라고 해서 ‘신공지능’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이번 대회서도 몇 차례 AI조차 간과한 수를 들고나와 해설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국제대회에 강해 올해 들어서만 18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최강 프로답게 부(富)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3억원을 추가, 이세돌이 보유한 국내 기사 연간 수입 1위 기록(14억1000만원·2014년)을 사실상 경신했다. 현재 확보한 액수가 이세돌보다 1600여 만원 적지만 연말까지 잔여 대국 수입으로 넉넉히 뛰어넘을 전망이다.

마지막 결승 고비는 못 넘었지만 최정의 분전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메이저 대회 본선 16강 3회에 그쳐온 최정은 국내외 강자들을 연거푸 꺾고 단숨에 결승 무대까지 도약, 여성 바둑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번 활약으로 현 전체 랭킹 27위에서 개인 최고 랭킹(2020년 6월 16위)에 근접할 전망이다.

2010년 14세에 입단한 최정은 남자 기사에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꼬마로 유명했다. 도장 남자 동료들 틈에서 축구를 해도 악착같이 뛰곤 했다. 2016년 중국 주최 신아오배(메이저급 국제대회) 예선 때는 여성부를 사양하고 훨씬 힘든 일반부에 출전, 큰 화제를 뿌렸다. 최정의 스승인 유창혁 9단은 “너무 대견하다. 내용적으로도 완벽했다”며 “재능과 노력이 합쳐져 언젠가는 꼭 메이저 우승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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