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 미래 세대 위한 AI 활용법

기자 2022. 11.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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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기술 발전과 활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한국에서는 일부 이용자의 성희롱을 학습하고, 외설적 대화와 혐오 발언을 한 챗봇 ‘이루다’의 사례를 비롯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공공기관 채용 면접 과정에서 알고리즘이 설정한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요지의 공정성 논란이 있었다. 유명인의 영상과 음성 등을 교묘하게 편집, 위조하는 딥 페이크와 가짜 뉴스들, 알고리즘을 활용한 타깃 광고의 확대도 인공지능 기술의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례들이다.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책임있고 공정한 인공지능 개발 및 활용을 위한 윤리 기준 설정에 나섰다. 특히, 유럽연합은 인공지능의 윤리 기준 설립에 있어 선도적인 위치에 서 있다. 지난해 5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인공지능에 대한 조화로운 규칙 수립 및 개정 입법 제안’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기술의 포괄적인 규제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용납할 수 없는’ ‘고위험’ ‘제한된 위험’ ‘낮은 위험’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세부적인 규제도 함께 명시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정부 기관과 기업 등이 윤리 기준 설립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KB금융 등이 각자 산업과 유관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유럽 규제안과는 다르게 기준이 산업별·기업별로 파편화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사용자의 삶 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고, 산업 간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어 개별 가이드라인 외에도 유럽연합 방식의 포괄적 윤리 기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 기술을 더 자주, 활발히 사용하게 될 세대들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최근 영국에서는 앨런 튜링 연구소와 스코틀랜드 인공지능 연합 등이 연구진을 꾸려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현재 성인 대상으로 한 연구가 다수 진행 중인 데 비해 현 세대 어린이들의 인공지능 경험에 대한 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지적하며 아동 및 청소년들의 인공지능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인공지능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어린이들이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인식하는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미래의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고자 하는지 그 방향을 살피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연구진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어린이들이 이전보다 온라인과 가까워진 상태라는 점을 주목하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연구가 미래 인공지능 기술개발과 윤리기준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스코틀랜드 지역의 초등학생(8∼10세)을 대상으로 2년간 진행된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사회 안에 깊숙이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코딩 교육이 열풍이라고 한다. 코딩 교육을 비롯한 디지털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을 더욱 밀접히 접하게 될 미래세대가 올바르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그 방향키를 보여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연구, 정책 제안 역시 필요하다.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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