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김원형 SSG감독 "눈물 안난 이유? 내년 걱정 때문"
SSG는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키움히어로즈를 4-3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2021년 SK와이번스 마지막 감독에 선임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간판을 바꾼 SSG 초대 사령탑에 오른 김원형 감독은 이번 KS 우승을 통해 단숨에 명장 반열에 올랐다. 팀의 우승과 함께 재계약까지 이뤄 기쁨이 두 배로 컸다.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며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원형 감독과 일문일답.
-소감을 밝힌다면.
△선수 시절부터 마운드에 올라가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강했다. 감독이 된 이후에도 그런 생각으로 선수들을 바라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이 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6차전에서 호수비가 많이 나왔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라가레스가 30m 정도 전력 질주해 타구를 잡아내는 장면도 좋았고 최주환, 박성한의 수비도 좋았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오늘 빛났디.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어떤 기분이었나.
△옆에서 다들 좋아하고 나도 좋았다. 그런데 분명히 감동적인 장면인데 왜 눈물이 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시즌을 치르면서 힘들었던 적도 있었고 감독이란 자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항상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마음을 갖다 보니 정신 차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올 시즌 1년을 돌아봤을 때 부담감은 없었나.
△작년에는 호기롭게 했다. 선발투수 3명이 빠져 나갔을때도 승부욕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올해도 시합은 똑같았다. 경기에서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작년에 비해 선발투수진이 좋아진 부분이 시작부터 1위를 달릴 수 있는 비결이 된 것 같다.
-한유섬이 수비, 주루에서 잘해주고 부상을 당해 경기장을 나갔는데.
△유섬이가 마음이 여리다. 선수는 조금만 못하면 팬들에게 많이 혼난다. 올해 유섬이가 주장을 맡고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내색하지 않았다. 주장 잘 뽑았다 생각했다.
-시상식에서 김강민과 무슨 얘기를 나눴나.
△울면서 뭐라고 하더라. 해냈다고 하는 것 같았다. 나도 고맙다고 했다.
-이번 시리즈 돌아보면서 가장 고민된 순간이 있다면.
△고민한 부분은 솔직히 없었다. KS를 3주 동안 준비하면서 주전 라인업은 생각해놓았다. 중요한 건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신경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었지만 그래도 정규시즌처럼 했다. 중요한 포인트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를 더 활용했다. (김)택형이가 가장 아킬레스건이었던 불펜 문제를 해결해줬다. 택형이 군대를 가게 돼 아쉽다(웃음)
-상대 팀 키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 홍원기 감독과 인사를 했다. 솔직히 KS에 히어로즈가 올라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근성 있게 하는 모습이 보였다. 막상 올라오니 매 게임 쉽지 않았다. 상대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 결과는 우리가 우승했지만 키움은 시리즈 내내 대단한 팀이었다.
-감독으로선 부임 2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기분이 어떤가.
△우승은 기분 좋은 일이다. 게다가 재계약이라는 가장 큰 선물도 받았다. 지난 2년 동안 구단 직원들에게 화가 많은 사람으로 비춰졌다. 내년에는 선수단과 코치들에게 인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벌써 내년 걱정이 하니까 눈물이 안 나오는 모양이다.
-그동안 물심양면 지원해준 정용진 구단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구단주님을 특별한 날 아니면 뵙기 어렵지 않나. 그래서 처음에는 만나는 자리가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구장을 찾다 보니 ‘오늘도 오는가보다’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구단주님이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니 목표를 확고하게 잡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올 시즌 SSG는 시즌 관중 1위를 차지했다.
△오늘은 내 개인적인 반성을 하는 날 인거 같다. 선수 때도 물론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 그런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2년간 팬들을 거의 못 보지 않았나. 팬들이 야구장을 가득 메워주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팬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다. 진심으로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선수들도 팬들의 박수와 응원에 더 힘내서 뛰었던 것 같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이태원 참사 지적 중 대통령실 참모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
- [단독]서민 긴급생계비 대출, 금리 연 15.9% 검토
- 극한직업 광부, 소득은 얼마나 되나요[궁즉답]
- “왜 조치 안했냐고요?”…현장 경찰을 보는 두 개의 시선[현장에서]
- 기재부 "올해 종부세 대상자 120만명…文정부 첫해보다 3.5배↑"
- "폭력적인 아내 무섭다"…40대 가장 살해한 모자의 최후
- 200억 '먹튀'에도…강남 건물주 아들, 가족 도움으로 '집유'
- 반포 집주인도 "3억원 토해낼 판"…서울 대단지 아파트 '역전세' 비상
- 국가의 무관심에 아이는 3년간 냉장고에 버려졌다[그해 오늘]
- [단독]'댄스 챌린지 돌풍' 박진영, 11월 가요계에 출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