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尹 외교안보라인, 절박함·통찰력 필요
한·미 훈련 기간에도 연쇄 도발
강대강 대치 장기화 충돌 우려
유연·실용적인 대화 창구 시급
이달 2일 울산 앞바다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쐈다는 북한군 총참모부 주장을 접한 뒤 2013년 3월 말 한반도 상황이 떠올랐다. 북한은 2012년 12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우주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한 뒤 이듬해 2월 3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이에 한·미는 연례 실기동 연합훈련 ‘독수리연습’에 전략폭격기 B-52와 핵추진 잠수함 샤이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등을 참가시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김 위원장의 지난해 1월 ‘각이한 수단의 전술핵무기 개발’ 지시 이후 북한은 남한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핵투발 수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정은은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이 진행된 올해 9월 말부터 보름 동안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전술핵운용부대’의 화력훈련을 현지지도 했다. 지난 2일에는 북한이 울릉도 방향으로 쏜 SRBM 1발이 속초 앞바다에 떨어지기도 했다.
북한 핵위협에 대한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 북한 도발 시 미국의 전략자산과 우리의 재래식 전력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김정은 정권이 톡톡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즉각적인 확장억제력을 약속한다. 최근 개정된 미 핵태세검토보고서(NPR)는 북한의 핵공격 시 “정권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미는 실제로도 ‘압도적이고 단호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SRBM 1발을 쏘는 도발을 감행하자 우리 군은 NLL 이북 상응지점에 슬램이아르(SLAM-ER) 공대지미사일 2발과 스파이스 2000 정밀유도폭탄 1발을 투하했다. 미국은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하루 연장하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마지막 날에는 스텔스 폭격기 B-1B와 핵전쟁 공중지휘통제기 E-6B 머큐리를 출격시켰다.
문제는 이런 강대강 대치가 한반도 평화 정착의 근본 해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30여년에 걸친 핵무력 고도화와 투발수단 다양화에 따른 자신감 때문인지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도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한·미 자위권 발동을 빌미 삼아 추가 도발을 벌이고 있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하면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는 군사 대응 이외 비핵화, 더 나아가 군축협상까지 감안한 대화 창구를 열어둬야 하는 이유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선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 외교·국방 정책은 국민 모두의 생명, 안전과 직결돼 있다. 방법론은 다를지언정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정치인이라면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한반도에 욱일기가 걸릴 수 있다”며 한·미·일 연합훈련을 왜곡하거나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수사 등으로 전임 정부의 ‘공’까지 폄훼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안보는 대통령과 중앙정부만이 입안하고 집행하며 결과를 책임지는 분야다. 대통령과 외교안보라인이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 아래 앉아 있는 자리’를 맡았다는 다모클레스의 절박감과 ‘지혜, 진실성, 연민, 용기를 품은 명령만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손자의 조언을 되새겼으면 한다.
송민섭 외교안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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