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부터 병원 보내자, 제발"…절박했던 '구급 카톡방'

신현영 "권한 이용해 산 사람부터 이송해야 했다"
신현영, 조규형 복지부 장관에 "역할 못한 유령과 같은 존재"

이태원 참사 당시 모바일 상황실 대화 내용. (신현영 의원실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현장에서의 구조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이 8일 공개됐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참사 당시 이른바 '모바일 상황실'이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참사 발생 후 144분 후인 지난달 30일 오전 1시39분 소방청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는 '현장에 망자 관련해 남은 30여명 순천향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는데 수용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중앙응급의료상황팀은 '이러지 말라. 망자 지금 이송하지 말라'며 '응급환자 포함 살아 있는 환자 40여명 먼저 이송한다'고 답했다.

5분 뒤인 30일 오전 1시45분 서울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사망 지연환자 이송병원 선정 요청한다'고 하자, 중앙응급의료상황팀은 '저희가 안할 것이다. 산 사람부터 병원 보내자. 제발'이라고 답했다.

이로부터 3분 뒤 대화방에는 노란색 점퍼를 입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진과 함께 '복지부 장관이 나와서 현 상황 브리핑을 받고 있다'는 메시지가 서울재난인력을 통해 공유됐다.

신 의원은 이날 종합정책질의에서 조 장관을 향해 "현장엔 있는데 역할을 하지 못한 유령과 같은 존재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장관은 "시신은 임시 영안소에 안치되지만, 이 경우는 너무 사람이 많아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다"며 "시신이 몰린 경향이 있지만 그로 인해 응급환자 치료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