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장] 김원형 감독 "홍원기 감독 존경...대단한 팀과 붙었다" [KS6 인터뷰]

김동영 2022. 11. 8. 22: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SG 선수들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김원형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SSG가 창단 2년 만에 정상에 섰다. 키움과 한국시리즈에서 웃었다. 김원형(50) 감독도 활짝 웃었다. 상대 키움에 대한 예의도 잃지 않았다. 홍원기(49) 감독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SSG는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과 경기에서 선발 윌머 폰트의 7.2이닝 3실점 호투와 김성현의 결승 2타점 적시타 등을 통해 4-3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 우승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팀을 맡은 후 2년 만에 우승 감독이 됐다. 키움도 끝까지 저항했다.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한껏 기세를 탄 상태로 왔고, SSG도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SSG가 조금 더 강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 내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심 키움이 올라왔으면 했는데, 경기를 보니 독기가 있었다. 대단한 팀과 붙었다. 홍원기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 감독과 일문일답.

- 총평을 한다면.
폰트가 또 ‘폰트’했다. 홈런 두 방 맞으면서 3실점했으나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투아웃까지 잡았다. 그 역할을 해줬기에 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경기에 대해 여러 생각이 났다.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김성현이 친 것만 생각이 난다. 정신이 없다.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선수들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의례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감독 2년간 하면서, 선수 때처럼 생각을 했다.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강하다. 그 생각으로 다가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이 50이 넘었지만, 선수들에게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SSG 김원형 감독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후 이날 부상으로 병원으로 후송됐던 주장 한유섬이 복귀하자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우승 순간 어땠나.
옆에서 다들 좋아하더라. 코치들이 너무 좋아했고, 나도 좋았다. 왜 눈물이 나지 않는지 모르겠다. (김)강민이가 울면서 오는데, 나도 울컥은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힘든 적도 있다. 감독이라는 자리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해보니까 그렇다.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행복한 순간에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 작년 취임 후 정말 많은 변수가 있었다. 올해는 계속 1위를 하면서 중압감도 많았을 것 같다. 2년 돌아보면 어떤가.
작년에는 호기롭게 했다. 선발 3명이 부상 등으로 빠져나가면서도 ‘없을 때 해야 한다’는 승부욕이 나왔다. 강한 생각으로 했다. 올해다 경기를 하는 과정은 똑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중요한 것은, 작년과 비교해 선발이 좋아진 점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다.

- 한유섬이 호수비에 허슬 플레이까지 보였다.
(한)유섬이가 펑펑 울더라. 선수는 조금만 못하면 팬들에게 혼나고, 잘하면 칭찬 받는다. 주장을 맡으면서 힘들었을 것이다. 내색을 1도 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주장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 김강민과 포옹은 했나.
했다. 김강민이 먼저 달려왔다. 울면서 ‘해냈다’고 하더라. 나도 ‘고맙다’고 했다. 김강민도 ‘감사하다’고 했다.

- 시리즈를 돌아봤을 때 가장 갈등이 된 순간은.
고민한 부분은 없었다. 중요한 것은 교체 타이밍이다. 그래도 시즌 때처럼 했다.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믿을 수 있는 선수를 더 적극 활용했다. 김택형이 시리즈 내내 좋은 역할을 해줬다. 김택형이 SSG의 약점을 지웠다. 군대 가서 아쉽다. 이제 야구 좀 하는 것 같은데.
SSG 김원형 감독(오른쪽)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과 경기 후 상대 홍원기 감독과 인사를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키움은 어떤 상대였나. 한 마디 한다면.
홍원기 감독과 마지막에 인사를 했다. 솔직하게 말을 하면, 내심 키움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보니 근성이 있고, 독기가 있더라. 보면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막상 올라와서 보니 정말 쉽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다. 결과는 우리가 우승을 했지만, 시리즈 내내 대단한 팀과 붙었다.

- 감독 부임 후 2년 만에 우승을 했다.
우승은 대단한 것 아닌가. 선수들이 잘해줬다. 결국 가장 좋은 사람은 나 아니겠나. 어제 큰 선물도 받았다. 선수들이 오늘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도 해줬다. 2년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화가 많아진 것도 같다. 오늘은 다 잊혀진다. 내년에도 다시 여기 와야 한다. 더 인내심을 갖고 싶다. 최정에게 ‘왜 나는 눈물이 안 나지’ 했더니 ‘내년 걱정 하시는 것 아니에요?’ 하더라. 이제는 좀 즐기고 싶다.

- 정용진 구단주의 관심이 컸다.
구단주라고 하면, 특별한 날이 아니면 뵙기 어렵지 않나. 처음에는 인사를 하는 자리가 어려웠다. 자주 오시니까 ‘오셨나보다’ 하는 느낌이다.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개인적으로 목표를 더 확고하게 잡게 된다. 그렇게 경기에 임한 것 같다.

- 정규시즌 관중 동원 1위였고, 한국시리즈도 모두 매진이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오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날이다. 선수 때도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욱 그렇다. 2년간 코로나로 인해 많이 봅지 못했다. 올시즌 랜더스필드를 팬들이 가득 채워주셨다. ‘정말 팬이 소중하구나’라고 새삼 느낀다. 진심으로 팬들께 감사하다. 선수들은 팬들의 박수와 응원 덕분에 힘이 나서 뛰는 것 같다.
raining99@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