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벅차오르네요"…눈물로 가득했던 KS 최고령 MVP

박정현 기자 2022. 11. 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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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리즈 최고령 MVP로 선정된 SSG 랜더스 외야수 김강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박정현 기자] “나는 잘 안 운다. 눈물이 없는데, 오늘은 펑펑 울었다.”

SSG 랜더스는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한국시리즈(7전4승제) 전적 4승2패를 기록하며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경기 뒤 한국시리즈 MVP로는 김강민(40)이 선정됐다. 김강민은 1일 열린 1차전 팀이 5-6으로 뒤진 9회말 김재웅을 상대로 대타 동점 홈런을 쳤고, 이어 5차전 팀이 2-4로 뒤처진 9회말 무사 1,3루에서 최원태를 상대로 끝내기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시리즈 흐름을 가져오는데 큰 공을 세웠다.

한국시리즈 타율 0.375(8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기자단 투표 77표 중 42표를 획득했다.

김강민은 경기 뒤 “많이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 후 일문일답이다.

-최고령 타이틀이 유독 많은데

썩 좋은 것 같지는 않지만, 기분이 좋다. 유독 최고령 타이틀이 많은 것 같다. 행복하고 좋다

-MVP는 전혀 예상 못했나

안타 3개를 쳤는데 누가 예상했겠느냐. 최정이 빨리 안타를 쳐서 점수를 낼 생각 밖에 없었다. 최정이 MVP 경험이 있어 수상할 것이라 생각했다. 난 우승만 생각했다.

-어떤 마음으로 한국시리즈에 들어왔나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요키시와 이승호에 맞춰 나가야 했다. 이제 말하지만, 햄스트링 쪽에 이슈가 있었다. 나대신 한유섬이 많이 뛰다 보니 다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나와 번갈아 나갔으면 저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맡은 바를 충실히 하려고 했고, 완벽히 수행한 것 같아 만족한다. 최정과 김성현, 한유섬은 준비할 때부터 좋았다. 최정과 김성현이 잘해서 둘 중 한 명이 MVP를 받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받았다. 영광이다.

안타 3개를 치고, MVP에 선정될 것으로 생각 못했다. 극적인 홈런이었지만, 과연 내가 받을 수 있느냐고 생각했다. 40대에 우승하니 눈물이 나더라.

-나이 많은 사람들이 울던데

많이 벅차올랐다. 목표들이 있었는데, 랜더스 첫 우승을 함께하자는 목표가 컸다. 추신수가 우승이 없어서 꼭 같이 우승하는 것과 감독님의 재계약 등 우승하면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우승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나에게 마지막 우승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하다 보니 눈물이 많이 났다.

-추신수와 나눈 이야기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더라. 죽으면 안 된다고 말해줬다. 내년에도 같이 하자는 말을 했다.

-감독님 재계약이 좋았던 부분

선수라면 감독의 재계약이 목표다. 우리 팀의 수장이니 성적이 안 좋아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할 것 같다. 나와 오랜 인연도 있다. 처음 부임하실 때부터 베테랑들과의 소통이 좋았다. 선수라면 우승하고, 재계약하는 것이 목표일 것 같다.

-선수단을 향한 감독님의 칭찬이 있었는데, 선수들의 반응은

선수들도 감독이 처음이니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셨다. 잘 어우러져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 한유섬이 주장으로서 고생을 많이 했다.

-1982년생 선수들이 은퇴하는데, 내년 계획은

내년에는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할 것 같다. 내 몸이 허락하는 시점까지 하려고 한다. 큰 목표는 없다. 후배들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만 해도 좋았다. 후배들과 함께하며 우승에 관한 목표가 생겼고, 이뤘다. 팀에 보탬이 되는 부분이 있으면 도움이 되려 한다. 몸 관리 잘하고 시즌 준비 잘해서 후배들과 재밌게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

-예전에 우승했을 때도 울었나

한 번도 운 적 없었다.

-무엇이 달랐나

여성 호르몬이 많아진 것 같다. 나는 잘 안 운다. 눈물이 없는데, 오늘은 펑펑 울었다.

-1차전이 끝나고 후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주인공이 된 소감은

정말 조연 역할을 하고 싶다. 후배들이 타격 페이스가 너무 좋아 나에게 기회가 안 올 것으로 생각했다. 1차전을 그렇게 보낸 뒤에 2차전부터 잘 풀릴 것 같았다. 준비할 때도 한유섬이 정말 열심히 했다.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조연으로 묻어가고 싶다. 옆에서 농담하는 동네 형이 되고 싶다.

-추신수와 각별한 사이, 서로 의지가 되는 부분은

신수와는 동갑이다. 동기가 이제 잘 없는데, 같은 팀에 있다는 것으로 벗이 된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고 오다 보니 내가 많이 물어보고, 배우는 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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