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삼킨 천왕성…이번 생에선 다시 못 볼 우주쇼
2098년 다시 발생하나 한국선 못봐
향후 200년 안에는 관측 기회 없어
8일 밤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진 달이 천왕성을 다시 가리는 천문 현상이 관측됐다. 향후 200년 안에는 이런 현상을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6분부터 8시41분까지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월식 현상이 일어났다. 개기월식이 일어나면 밤하늘에서 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붉은색으로 물드는 ‘블러드 문’ 현상이 나타난다. 지구 대기권을 통과한 햇빛 가운데 파장이 긴 붉은 빛이 달을 비춰 생기는 일이다.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에선 달이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 현상도 관측됐다. 엄폐는 지구에서 가까운 천체가 멀리 있는 천체를 가리는 일이다. 이날 천왕성 엄폐는 오후 8시23분 시작돼 9시26분 끝났다.
천왕성 엄폐와 개기월식이 동시에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개기월식과 태양계 행성 엄폐가 동시에 일어나는 일 자체가 별로 없는데, 횟수로 따지면 100년에 1~2번이다.
가장 최근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일어난 건 2014년 10월8일이었지만,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한국에선 관측되지 않았다.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는 2098년 10월10일 또 다시 일어나지만 이때에도 한국에선 볼 수 없다. 이날 이후 200년 안에는 한국에서 두 천문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일을 관측할 수 없다.
이날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를 관측하는 행사는 국립과천과학관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천문대와 과학관에서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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