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가톨릭 교회 “전·현 주교 11명 성폭력 혐의 조사 받아”
프랑스 가톨릭 교회 전·현직 주교 11명이 과거 성폭력 혐의로 사법 당국 혹은 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각)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주교는 가톨릭 교회의 각 교구를 책임지는 고위 성직자다. 교회에서 성학대를 당한 아동이 지난 70년간 33만명에 달한다는 지난해 10월 조사 결과에 이어, 고위 성직자들의 성폭력까지 확인되면서 프랑스 사회가 충격을 받고 있다.
에리크 드 물랭 보포르 프랑스 주교회 의장은 이날 프랑스 남서부 루르드에서 열린 연례 가을 주교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주교급 성직자 11명이 과거 성비위(性非違)로 인해 사법 당국에 기소되거나, 교회의 자체 조사 및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에는 은퇴한 장피에르 리카르 추기경과 미셸 상티에 전 크레티유 주교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9명 주교의 신상이나 성비위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11명 중 3명이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고, 8명은 교회의 자체 조사 및 징계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장피에르 리카르 추기경은 2001~2019년 보르도 교구 대주교를 지냈다. 그는 이날 주교회 모임에 편지를 보내 “35년 전 내가 마르세유 교구의 사제였을 때 14세 소녀에게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했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그 사람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고통을 입은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사법 당국과 교회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미셸 상티에 전 크레티유 주교는 1990년대에 저지른 청소년 성학대와 남성 성추행 등의 혐의가 드러나 2021년 교황청 제재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검찰 조사도 받고 있다.
프랑스 가톨릭 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는 지난해 10월 “지난 70년간 프랑스 가톨릭 교회에서 아동을 상대로 벌어진 성범죄가 21만6000건에 달하며, 교회가 운영하거나 교회와 연계된 기관에서 발생한 성학대까지 합치면 피해자 수는 33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위원회는 “가톨릭 당국이 성직자가 저지른 성범죄를 체계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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