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최상위국 정상들 불참…우크라 전쟁 · 경제위기 탓?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년 전에 비해 회의장의 분위기는 확실히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7일(현지시각) 오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에 참여한 각국 인사들이 행사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들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개최국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이 가운데 서고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1위 중국부터
4위 인도, 5위 러시아도 안 와
1년 전에 비해 회의장의 분위기는 확실히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7일(현지시각) 오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에 참여한 각국 인사들이 행사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들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개최국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이 가운데 서고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자리를 잡았다. 개발도상국들을 독려하며 ‘탄소중립’이라는 힘겨운 길을 함께 가자고 이끌어야 할 미국·중국 등 주요국 지도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주최국 이집트는 7~8일 정상회의에 세계 100개국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사진 촬영에 응한 주요국 정상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극히 일부였다. 그나마 8일 중간선거를 마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참석할 예정이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1위·30.6%),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4위·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5위·4.5%)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26차 총회(COP26)엔 적극 참석했던 한국·일본·캐나다 정상 등도 불참했다. 각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쏟아내고, 온난화 가스 배출 주범인 메탄, 석탄,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위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뤄냈던 지난해 낙관적인 분위기와는 딴판이었다.
주요국들이 지구 온난화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 △에너지 위기 등 겹겹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내 코가 석자’인 입장에 몰렸기 때문이다. 석탄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이런 변화가 잘 드러난다. 1년 전 한국 등 40여개국이 “선진국은 2030년대, 개도국은 2040년대까지” 석탄 사용을 중단한다는 성명에 서명했다. 하지만 전쟁이 터진 뒤 유럽에선 석탄화력을 늘리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미국도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화석 연료의 증산을 독려하는 중이다. 이런 흐름을 우려하듯 사미흐 슈크리 이집트 외교장관은 “정치적 긴장” 상황이 기후위기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정상들이 대거 불참하며, 회의의 핵심 의제인 선진국의 개도국 지원이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 이행 계획 마련 등을 둘러싼 협상에 동력이 떨어지게 됐다.
다소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도 유럽 정상들은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총회 연설에서 독일이 전세계 산림 보호를 위한 지원액을 20억유로(2조8천억원)로 늘릴 것이라면서 “독일에 화석 연료 르네상스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에너지 위협 때문에 기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푸틴의 혐오스러운 전쟁과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늦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각론에선 다시 이견이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시시 대통령은 “선진국들은 (개도국 지원) 공약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프랑스는 책임을 미국·중국 등에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참석한 한 행사에서 유럽은 이미 부담분을 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지원을 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럽 외 부유한 나라들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참사 책임 추궁하는데 “웃기고 있네” 김은혜, 결국 국감장 퇴장
- 베테랑·탈권위·투자의 힘…SSG의 완벽한 이륙과 착륙
- 김용 공소장에 이재명 수차례 적시…‘공범’ 여부는 안 담겨
- 권익위 “‘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공익신고자 요건 검토 중”
- [단독] SPC, 믹서기 뚜껑+얼음 같이 갈았다…피해자 CT 찍었더니
- 이상민 감싼 대통령실 “장관 경질? 후진적”…또 경찰만 맹폭
- 커피믹스, 어떤 어둠도 못 꺾는 의지를 네 글자로 줄이면
- ‘연봉 9위’ 키움의 반란…우승만큼 빛났던 영웅의 도전
- “입건 참담해”…‘손 떨며 브리핑’ 용산소방서장에 쏟아지는 격려글
- 북극곰 ‘발바닥 젤리’…미끄럼 방지 양말 같은 존재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