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SSG 감독 “선수들,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KS우승]

김하진 기자 2022. 11. 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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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SSG 감독. 연합뉴스



SSG가 창단 2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정복했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끝난 한국시리즈(7전 4승제) 6차전에서 키움을 4-3으로 눌렀다.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한 번도 1위를 뺏기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SG는 한국시리즈마저 석권해 무결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경기 후 김원형 SSG 감독은 “선수들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고 칭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평.

“폰트가 폰트했다. 물론 홈런 맞으면서 3실점했지만 그래도 8회까지 올라가서 2아웃 잡고 내려오는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제까지만해도 경기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났는데 지금은 과정들이 생각이 안 나요. 성현이 쳤던 것만 기억이 난다. 어떻게 됐는지, 지금, 정신이 없다. 총평보다는 말하기가 뭐할 정도로 선수들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제가 그냥 의례적으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이자리를 빌어서 감독 2년 동안 하면서 제가 선수 생활 했던 생각으로 저도 마운드 올라가면 이겨야된다는 승부욕이 강해서 선수들한테 감독하면서도 그런 생각으로 다가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개인적으로 나이는 50이 넘었지만 조금 더 선수들에게 성숙한 어른이 됐으면 생각도 가끔 한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해주고 싶다.”

-호수비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 제일 인상적인 건.

“라가레스도 3~40미터 전력질주해서 잡아내고 주환이도 그렇고 성한이도 잘 잡았는데. 일단 그런 것들이 오늘 선수들의 집중력이 있어서 우승을 한 것 같다.”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의 기억은.

“옆에서 다들 좋아해주고. 코치들 너무 좋아해주고. 나도 좋았는데. 왜 눈물이 안나지?(웃음) 감동적인, 강민이 오면서 우는데 그 모습 보면 울컥하는데. 이제 시즌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도 있다, 사실. 감독이란 자리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중심을 잡아야한다는 마음을 굳게 가지다보니까 그런 행복한 순간에도 계속 정신을 차려야된다 그런 것들. 마지막 수비 위치를 사실 태곤이가 라인에 정말 붙어있었다. 그걸 보면서 조금 뺄까? 살짝만 뺄까 수비코치한테 이야기할까 하다가 꾹 참았는데 그 생각이 난다.”

-지난해 취임 후 많은 변수 있었고 올해 중압감 많았을텐데 2년 돌아보면.

“작년에는 호기롭게 했다고 생각한다. 선발 투수 3명 빠져나가면서도 없을 때도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마음, 승부욕 그런걸로 인해서 작년에는 강한 생각으로 했었다. 올해도 시합하는 과정은 똑같다. 어쨌든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중요한건 작년에 비해서 확실히 선발이 좋아진 부분이 올해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달릴 수 있는. 작년과 비교를 하자면.”

-한유섬 수비 호수비, 주루에서 허슬 플레이하다가 경기장 나갔는데.

“유섬이가 팡팡 울더라. 덩치 큰 아이들이 여리다. 주루하다가 햄스트링 부상도 입었고. 이게 선수는 조금만 못 하면 팬 여러분들한테 많이 혼나기도 하고 잘 했을 때는 칭찬도 많이 받고. 올해 유섬이가 주장을 맡으면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저한테 내색 하나도 안하고 묵묵하게 하는 모습 보면서 주장 잘 뽑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김강민 포옹했나.

“울면서 달려와서 했다. 그냥 울면서 강민이 뭐라고 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해냈다고 했나. 고맙다고 하고 저도 감사하고.”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갈등이 된 순간은.

“솔직히 고민한 부분은 없었다. 한국시리즈 준비하는 기간 동안 어느 정도 주전 라인업은 생각해놓고 상대 투수들 나왔을 때 그런 부분 생각해서. 중요한건 투수 교체 타이밍이 포스트시즌 동안에 굉장히 화두가 되어있지 않나. 그런걸 신경 안 쓸래야 안쓸수도 없고. 그런데 그냥 시즌 때처럼 했다. 조금 더 중요한 포인트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를 적극 활용했고 그게 김택형, 시리즈 너무 좋은 활약을 했다. 어떻게 보면 택형이가 SSG 제일 약한 불펜, 아킬레스건이라고 한 부분을 해소해줬다. 다른 선수들도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 택형이 군대가서 아쉽네. 이제 야구 좀 하는 것 같은데(웃음).”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키움은 어떤 팀이었나.

“끝맺음할때 말씀 드리려고 했다. 마지막에도 홍원기 키움 감독과 인사를 했다. 사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 내심 키움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은 있었는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하면서 상대 선수들이지만 코칭스태프에게도 ‘조심해야한다’고 했다. 게임하면서 근성있게, 독기있게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내심 키움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막상 올라오니까 매 경기마다 쉽지 않았다. 그런 점에 있어서 상대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다. 결과는 우리가 우승했지만 시리즈 내내 대단한 팀이었다 생각하고 있다.”

-2년만에 통합 우승했는데 최단기 우승 기분 어떻나.

“흥이 있어야하는데 내가 부족하다. 우승은 대단한 것이다. 거기에 선수들도 좋고. 제일 좋은 사람은 나 아니겠나(웃음). 어제 큰 선물도 받았고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도 해줬다. 그렇지만 스스로 홍보팀에 있는 직원이 감독님이 매번 자아성찰을 한다고 하더라. 제가 가끔 화가 많아서 안 풀릴 때마다 툭툭 던지는 말들이 2년 동안 스트레스 받은게 화많다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서 마음 고생을 했다. 어쩔 수 없다. 경기 안 풀리다보면 표현해야하니까. 그런 것들이 다 잊혀지는 것 같다. 어쨌든 내년에도 이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또 한번 더 선수단 코치들한테 때로는 냉철하게 이야기하겠지만 제 스스로 인내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년 걱정이죠. 최정도 그 얘기하더라. 그 선수를 천재라고 하는게 이렇게 좋은 날 눈물이 안 나지?라니까 내년 걱정하시는거 아니에요?라고 하는 말이 와닿더라.”

-구단주도 응원해줬는데 우승에 관심도 크지 않았나.

“구단주님도 특별한 날만 아니면 못 뵙지 않나. 갈수록 많이 오시니까 ‘오시나보다’ 그런 느낌이다. 관심을 가져주니까 개인적으로 목표를 더 확보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팬들에게 한 마디.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날 같다. 좋은 날인데. 선수 때 팬분들 소중하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 2년 동안 팬들 못 뵙지 않았나. 이렇게 야구장 팬들 가득 채워주시고 이런게 팬의 소중함이었구나 새삼 느끼는 해였다. 진심으로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어떻게 보면 선수들은 팬 분들의 박수와 응원 덕분에 계속 힘내서 뛰는 것 같다.”

인천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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