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소문의 ‘회장’과 수상한 ‘의혹’들

PD수첩팀 pdnote@mbc.co.kr 2022. 11. 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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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억 원대의 여러 고급차를 타고 하룻밤 술값으로 3억 원 가까이 썼다는 소문의 빗썸 회장 강종현 씨, 알고 보니 부채만 100억 원이 넘는 신용불량 상태로 밝혀져 - 과거 휴대폰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한 강지연 대표는 강종현 씨의 동생으로, 사람들은 3개 상장사를 인수한 230억 원의 출처에 의혹을 제기했다 - 빗썸이 거액의 ‘상장피’와 ‘마케팅비’를 강요했다는 정황 드러나, 코인 상장 과정에서 나타난 ‘중개인’과 의문의 ‘회사’

8일 밤 PD수첩 <수상한 빗썸과 의문의 회장님>에서는 지난 9월 28일 한 연예지의 폭로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숨은 대주주’ 의혹을 받은 강종현 씨와 빗썸홀딩스 이정훈 전 의장의 수상한 행적에 대해 취재했다. 연예지 디스패치를 통해 공개됐던 강씨의 명함과 그곳에 적힌 닉네임 ‘제스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제스퍼’가 서울은 물론 지방 밤무대 등 클럽에서 황제 대우를 받으며 하룻밤 술값으로 1억 원에서 3억 원 가까이 사용했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그를 빗썸 회장이라 불렀다고 밝혔는데, 강씨는 수억 원대의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타고 서울에서 보증금 5억 원에 월세 2,500만 원인 최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었다. 의문스러운 건 강씨는 백억 원이 넘는 빚을 가진 신용불량자라는 것, 그는 디스패치를 통해 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었다.

빗썸은 한국 2위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로 지난해 기준 가입자 약 316만 명, 회원들에게 위탁받은 자산이 11조 7천억 원인 거대 기업이다. 국내의 가상화폐 거래소는 증권시장의 거래소와 은행, 증권사의 역할까지 수행하기 때문에 어떤 기업보다 투명성이 요구됐다. 그런 빗썸에 숨은 실력자라는 의혹을 받는 강씨. 그는 젊은 나이에 광주광역시에서 KT 휴대전화 총판을 차려 큰돈을 벌었다. 그가 사라진 건 2015년경. 이후 2017년 국세청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에 13억 원 이상 체납돼 이름이 공개됐다. 강씨는 2015년 휴대전화 판매 실적을 부풀려 이를 담보로 한 금융사에게 약 35억 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았는데, 당시 법원은 강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고, 해당 금융사는 아직까지 대출해준 금액 20억 원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4년 강씨는 DB금융이 주도한 M&A에 개입한 이력도 있었다. DB금융이 우회 대출을 통해 대우전자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본인 회사의 명의를 빌려주고 세 차례에 걸쳐 대출을 받아 총 100억 원의 대출금을 빌린 강씨. DB금융 관계자는 “강제집행을 하려 했는데 본인 명의로 된 재산이 하나도 없어서” 대출해준 금액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PD수첩은 거액의 대출 사건 이후 잠적한 강씨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그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강씨가 대출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고 2년 뒤 여동생 강지연 씨가 230억 원을 투자해 당시 <비트갤럭시아1호 투자조합>을 인수했다. 그녀는 투자조합이 지분을 가지고 있던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 <비덴트> 등 3개 상장사의 대주주가 됐다. <비덴트>는 빗썸의 지분 약 34%를 가진 단일 최대 주주회사. 강지연 대표는 상장사를 인수하기 전만 해도 ‘아이티마트’라는 업체 대표로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팔았는데 해당 회사는 오빠 강종현 씨의 채무 보증을 서 부도가 난 것으로 추정됐다. 이정수 조선비즈 기자는 “실제 힘은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들었는데 그는 강지연 대표의 오빠라고” 당시에 취재하며 들었던 내용을 설명했다. 더 큰 의혹은 230억 원으로 상장사 3개를 인수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돈이라는 것. 남청우 소액주주운동 사무국장은 “3개 상장회사를 한 번에 인수했다는 건 자본시장에서 불가능“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강지연 대표는 빗썸의 단일 최대 주주인 <비덴트>를 사들였지만, 바지사장 의혹이 제기됐다. PD수첩은 강지연 대표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빗썸 창업자로 과거 빗썸홀딩스의 의장을 지낸 이정훈 전 의장은 개인 등 자신의 우호 지분을 포함해 약 65%의 지분을 확보한 현재 빗썸의 최대 주주다. 빗썸을 비롯해 가상화폐 거래소는 암호화폐의 상장, 폐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빗썸은 암호화폐 상장 대가로 뒷돈을 받는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PD수첩은 실제 상장 과정에서 뒷돈을 줬다는 Q사의 관계자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빗썸에 코인 상장을 거부당한 뒤 한 중개인을 통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NCC’라는 업체와 연결됐다는 Q사. 해당 회사에서 ‘상장피’라 부르는 뒷돈과 마케팅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Q사의 관계자는 ‘상장피’ 약 10억 원과 마케팅비 약 20억 원어치의 코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Q사 관계자는 빗썸 도메인의 이메일을 통해 돈을 잘 받았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피해를 본 업체는 이곳뿐만 아니었다. PD수첩에 접수된 제보에는 ‘T’라는 중개인을 통해 40여 곳의 업체에서 코인 상장의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 D는 해당 사실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고 증언했다. “’T’가 돈을 받은 건 맞아요. 이정훈 전 의장이 ‘T’에게 받으라고 했고 나중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법인을 만들어서 그쪽이 ‘상장피’를 받는 것으로 바뀌었다”라고 주장했다. 빗썸코리아 허백영 경영위원은 ”(이정훈 전 의장이)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임직원은 절대 아니고 어떤 비즈니스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라고 답했다.

2019년 빗썸은 스스로 코인을 개발, 상장하려고 시도했다.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빗썸 코인 BXA 사태였다. 이정훈 전 의장에게 한 투자자는 뜻밖에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빗썸 자체의 가상화폐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그 금액으로 제3국에 법인을 세워 빗썸을 인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 비슷한 제안을 받았던 김 대표. 그는 제안을 받아들여 싱가포르에 법인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이 전 의장에게 빗썸 지분 인수 비용으로 약 4천억 원을 계약했는데, 계약금 약 1,120억 원을 주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그는 BXA 코인을 상장시켜서 판매한 금액 등으로 남은 계약금을 지급하려 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BXA 코인이 상장되기 전 선 판매를 금지하는 국내 법규를 어겼고, 코인이 상장하지 못해 수많은 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현재 김 대표는 이 전 의장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소송 중이다. 결국 이정훈 전 의장은 김 대표에게 받은 계약금으로 싱가포르에 빗썸 모회사를 세우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정훈 전 의장이 키프로스 영주권을 신청한 게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빗썸은 이 전 의장의 개인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 전 의장은 이전부터 편법으로 해외에 모회사를 만들어 한국을 떠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과도기의 현상이라고 보기에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둘러싼 의혹은 심각해 보였다. 가상화폐 시장은 이미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오가는 시장이 되었는데도 현재 법망은 여전히 허술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M&A를 할 수도 있고 주인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A 과정에서 불법의 소지가 있거나 회피를 하려 한다면 다른 이유로 인해 의혹이 있어 보인다는 것. 국회는 이정훈 전 의장에게 동행 명령장까지 발부했지만, 이정훈 전 의장은 지금까지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society/article/6425043_35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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