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최강’ 최정 꺾고 ‘절대 고수’ 다시 확인
2국도 불계승…“내용 좋아 뿌듯”
최 9단 “앞으로 더 정진하겠다”
한국 남자 바둑의 ‘절대 1강’ 신진서 9단(22)이 여자바둑 최강자 최정 9단(26)을 누르고 생애 첫 삼성화재배 정상에 섰다.
신진서는 8일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최정과의 제2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18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전날 1국에서 흑을 잡고 이겼던 신진서는 시리즈 전적 2-0으로 생애 첫 삼성화재배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LG배와 춘란배에 이어 세계대회 3관왕에 오르며 다시 한번 세계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신진서는 초반 포석에서 최정과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접전을 벌였다. 특히 최정이 초반 하변에서 비틀기에 성공하는 등 만만치 않은 대국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신진서가 우세를 확보하며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98수째 판단착오로 인해 유리하던 바둑이 5 대 5 형국이 됐지만, 이내 냉정함을 되찾은 신진서가 중앙과 좌변에 있던 흑 대마를 잡아내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신진서에겐 뜻깊은 우승이다. 신진서는 지난 2년 연속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르고도 전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0년에는 중국 최강 커제 9단과 만나 1국에서 ‘마우스 오작동’ 사건이 터져 허무하게 패한 뒤 그 여파로 2국까지 내주며 고개를 숙였고, 지난해에는 박정환 9단을 상대로 1국을 가져왔지만 2~3국을 내리 내주며 또 한 번 좌절했다.
이번 대회에서 3년 연속 결승에 오른 신진서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하지만 최정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결승에 올라와 사상 최초로 세계 메이저대회에서 성(性) 대결이 성사되면서 받는 부담감이 컸다. 많은 사람들의 신진서의 우승을 예상하면서도 관심은 최정에게 집중되다보니 더욱 그랬다.
하지만 신진서는 최강자답게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대국에 임했다. 최정을 상대로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인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해피엔딩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는 국내기전을 포함해 총 8관왕에 올랐다.
신진서는 대국 후 “초반 무리한 전투로 많이 안 좋다고 생각했는데 타협이 잘되면서 풀렸다고 봤다. 이후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고 역전에 언제 성공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국을 총평하며 “삼성화재배에서 유난히 실패를 많이 해 꼭 우승하고 싶었다. 우승까지 하게 돼 기쁘다. 마지막 대국은 운이 좋았지만, 이번 대회 전체적으로 내용이 좋았던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국 후 인터뷰 도중 잠시 울먹거렸던 최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 더 정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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