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은 성에 안 차”…사령탑 김승기에게 만족은 없다
“정상 오를 전력은 아냐” 진단
이정현 등 특훈…팀 성장 주목
아직은 약하지만, 결국 최고가 될 팀. 김승기 고양 캐롯 감독(사진)은 팀의 현주소를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 프로농구 최초로 네이밍 스폰서를 내세워 탄생한 캐롯은 창단 첫해부터 걱정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구단 운영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속에도 검증된 김승기 감독이 보여줄 경기력에 대한 기대가 있다. 캐롯은 전신인 고양 오리온의 간판스타였던 이대성과 이승현을 모두 떠나보냈지만, 새로 영입한 리그 최고의 3점 슈터 전성현이 득점을 착실히 책임지고 있다. 이정현·한호빈 등 안정적인 기존 가드진과 KBL에서 잔뼈가 굵은 용병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까지 더해 전력은 결코 얇지 않다.
1라운드에서 한 경기만을 남긴 가운데 캐롯은 5승3패로 3위를 지키고 있다. 득점은 평균 84.5점으로 원주 DB에 이어 리그 2위다. 평균 이상의 성적이지만,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이 1라운드에서 6승3패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아직 캐롯만의 폭발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 이대성과 2021 드래프트 전체 3순위의 ‘슈퍼 루키’ 이정현을 보유하고도 승률 5할로 정규리그 5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새롭게 캐롯의 지휘봉을 잡은 김승기 감독의 목표는 애매한 순위를 벗어나 더 올라가는 것이다. 김승기 감독은 최근 “중간 점수는 성에 차지 않는다. 중간 순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중간에 탈락하는 게 아니라, 정상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은 정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력이 아직은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몸상태가 좋은 선수가 별로 없었다. 전성현은 KGC에 있을 때부터 발목이 안 좋았고, 최현민은 족저근막염이 생겼다. 한호빈은 몸이 안 좋은데도 아픈 걸 참고 뛰었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캐롯의 첫 시즌 성적표는 김승기 감독이 미완성의 팀을 어떻게 재건하느냐에 달려 있다. 검증된 득점 자원 전성현을 필두로 이정현은 김승기 감독의 ‘특훈’ 아래 팀의 대표 가드로 성장하고 있다. 절실하게 재기를 꿈꾸는 이종현 역시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고 있다. “최고의 팀이 돼 갈 거다”라고 단언한 김승기 감독의 자신감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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