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5' SSG 김원형 감독에게 최 정이 건넨 한 마디는[KS 일문일답]

박상경 2022. 11. 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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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2년 만에 통합우승의 역사를 쓴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초연했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대3으로 이겼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에 이은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지난해부터 간판을 바꿔 단 SSG를 이끈 김 감독은 2년 만에 KBO리그 사상 첫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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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SSG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광현과 김원형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1.8/

[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임 2년 만에 통합우승의 역사를 쓴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초연했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대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SSG는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에 이은 5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지난해부터 간판을 바꿔 단 SSG를 이끈 김 감독은 2년 만에 KBO리그 사상 첫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총평은.

▶폰트가 폰트했다. 홈런 두 개를 내주며 3실점했으나, 8회초 2사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해줬기에 우승이라는 결과를 내지 않았나 싶다. 사실 경기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김성현의 결승타 장면만 생각난다(웃음).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기록을 세우지 않았나 싶다. 2년 동안 감독을 하면서 선수생활 했던 기억 만으로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강했던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선수들에게 성숙한 어른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굉장히 많은 호수비가 나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라가레스가 30m 전력 질주를 해서 공을 잡아내고 최주환 박성한도 나이스 캐치를 보여줬다. 그런 선수들의 집중력 덕택에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승 확정 순간 기억은.

▶코치들이 너무 좋아하더라(웃음). 왜 눈물이 안나는지 모르겠다(웃음). (김)강민이가 우는 모습을 보면 울컥할 법한데... 시즌을 치르면서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감독이란 자리가 생각보다 쉽진 않은 것 같다.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마음을 굳게 갖다 보니 행복한 순간에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마지막에 수비 위치에서 (오)태곤이가 라인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수비 코치에게 이야기할까 하다 참았는데 그쪽으로 공이 가더라. 그 생각이 난다.

-지난 2년 동안 큰 중압감 속에 팀을 이끌었는데 되돌아본다면.

▶작년엔 호기롭게 했다고 생각했다. 선발 3명이 빠져나가는 순간에도 없을 때 해야 한다는 승부욕으로 밀어 붙였던 것 같다. 올해도 경기하는 과정은 똑같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임했다. 작년에 비해 선발이 확실히 좋아진 부분이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모습 아닌가 싶다.

-한유섬이 부상 투혼을 보여줬는데.

▶아까도 펑펑 울더라. 큰 애들이 여리다(웃음). 주루를 하다 햄스트링도 다쳤다. 선수는 조금만 못해도 크게 혼나고 잘하면 칭찬도 받는다. 유섬이가 올해 부상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내색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장 잘 뽑았다' 생각이 들었다.

-시리즈 기간 가장 갈등됐던 순간은.

▶사실 고민은 많지 않았다. 3주 동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주전 라인업은 어느 정도 생각 해놓고 상대 투수에 맞춰 준비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 시리즈 내내 화두가 됐었는데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었다. 시즌 때처럼 했는데, 중요한 포인트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그게 김택형이다. 시리즈 내내 너무 좋은 활약을 해줬다. 어쩌면 김택형이 SSG가 가장 약하다고 본 불펜 문제를 모두 해소해줬다고 본다. 다른 선수들도 제 몫을 충실해줬다. 군대를 다녀오니 이제 야구 좀 하는 것 같다.

-키움에게 한마디.

▶마지막에 홍원기 감독과 인사를 나눴다. 솔직히 이야기 한다면 내심 키움 히어로즈가 올라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근성 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치진, 선수들에 '진짜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막상 맞붙어 보니 매 경기 쉽지 않더라. 그런 부분에서 상대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결과는 우리가 우승했지만, 시리즈 내내 정말 대단한 팀 아니었나 싶다.

-2년 만의 통합우승인데.

▶내가 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하다. 우승은 정말 대단한 것인데, 선수들도 좋겠지만 가장 좋은 건 나 아니겠나(웃음). 어제 (재계약이라는) 선물도 받았고, 오늘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도 해줬다. 구단 관계자가 '감독님은 매번 자아성찰을 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 2년 동안 화만 내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스스로 마음고생도 있었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 게 오늘 다 잊혀지는 것 같다. 내년에도 이 자리(감독직)에 있기 때문에 때론 냉철하게 이야기하겠지만, 스스로 인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최 정에게 '이렇게 좋은 날 왜 눈물이 안나지' 했더니 '내년 걱정하시는 것 아니냐' 하더라. 그 말이 참 와닿더라.

-정용진 구단주가 시리즈 내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줬는데.

▶구단주님은 나도 특별한 날 아니면 잘 못 뵙는 분이라 생각했다. 처음엔 보는 게 어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자주 오시니 '오셨나보다'하는 마음이 들더라(웃음). 구단에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는 모습에 더 잘 하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팬들에 한마디.

▶코로나19로 두 시즌 간 팬들을 못 봤는데, 올 한해 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시는 팬들을 보며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수들은 그런 팬들의 성원 속에 계속 힘을 내 뛸 수 있는 것 같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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