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감서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 김은혜·강승규 퇴장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2.11.8/뉴스1

대통령실 수석들이 8일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눈 게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국감이 파행을 빚었다. 해당 메모를 적었다고 밝힌 김은혜 홍보수석은 “의원들 질의와 무관한 사적인 대화”라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모욕”이라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국 김 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국감장에서 퇴장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선 강 수석 메모지에 적힌 ‘웃기고 있네’라는 글씨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보도됐다. 강 수석 옆에 앉아있던 김 수석이 곧바로 펜으로 글자를 지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한 질의를 하던 중 오간 메모였다.

이런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모독이다. 국민을 대신해서 국정감사를 하는 자리인데 이게 진짜 웃기고 있는 자리인가”라고 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도 “위원장은 이 사람이 누군지 밝혀서 퇴장시켜달라”고 했다. 강득구 의원은 “제가 질의하면서 ‘역사가 김 실장을 소환할 수 있다’고 했을 때 누군가가 ‘웃기고 있네’라고 썼다고 해서 확인해 보니 김은혜 수석이 썼던 것”이라며 “김 실장에게 두 수석의 파면조치를 요청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 질타가 이어지자 강승규·김은혜 수석은 일어나서 사과했다. 김 수석은 발언대로 나와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 그 사안은 강승규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그 (메모지) 안에 적은 것이 (민주당) 의원님 말씀처럼 비칠까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단연코 위원님의 발언이나 국감 상황 관련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오간 이야기”라고 했다. 강 수석도 “사적으로 나눈 대화로 제 메모지를 김은혜 수석과 나누고 그냥 지운 것”이라고 했다. 사적 대화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두 수석의 사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거짓말 여왕, 김은혜 수석!” “국회 모욕죄로 고발해야 할 사안”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결국 운영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양당 간사 간 협의를 위해 정회를 선포했다. 메모 논란이 커지자, 주 위원장은 회의를 속개하면서 김 수석과 강 수석을 향해 “원활한 국정감사 진행을 위해 퇴장해주시면 좋겠다”며 두 사람을 내보냈다. 김 비서실장은 “엄중히 국감을 받아야하는 시간에 저희 수석들께서 개인적인 담화를 나누고 문자를 주고받고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그런 것은 부적절했다”며 “그래서 제가 기관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