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항공산단 노동환경 열악”…160시간 일해도 월급 300만 원 안 돼
[KBS 창원] [앵커]
지역 노동계가 처음으로 사천지역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일하다 다쳐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렵고, 한 달 160시간 넘게 일해도 300만 원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천 항공산단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이유입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12년째 사천 항공산업단지의 항공부품 표면 처리업체에 다니고 있는 49살 김정훈 씨, 지난 5월 일하다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는데도 아직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듭니다.
회사로부터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해 후유증 치료를 받지 못한 탓입니다.
회사가 제공한 것은 '2주 공상 처리'와 '석 달 무급휴직', 치료비와 생계비도 직접 마련해야 했습니다.
[김정훈/사천 항공산단 노동자 : "(회사에서) 퇴염성은 안 된다, 산재 신청해도 안 될 거다, 그런 식으로. 생활을 해야 해서 그래서 제가 한 달 정도 일찍 회사를 출근했어요."]
지난해부터 사천 항공 산단에서 일하기 시작한 41살 김민재 씨, 주 52 시간제는 지켜지지 않았고, 정해진 근무 일정도 없다고 말합니다.
[김민재/사천 항공산단 노동자 : "일요일까지 자기들 마음대로 조를 짜서 '너 출근해'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돌아가면서 전부 다 출근한 거고. (노동시간이) 주 60~62시간씩 그랬어요."]
민주노총 사천지부가 사천 항공산업 노동자 179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2명은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 넘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 40시간 넘게 일해도 10명 가운데 6명은 월급이 300만 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하다 다쳤을 경우 처리 절차도 열악했습니다.
일하다 다친 노동자 48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명은, 회사가 치료비를 지급해 자체 처리하거나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하게 해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 지켜지지 않고,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하는 등 노동법 위반 사례도 일부 확인됐습니다.
[강가별/금속노조 사천지역지회장 : "노동부를 통해서 항공산단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 근로감독을 요청해서 최소한의 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들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동계는 사천시와 협의해 생활임금 기준을 정하는 등 항공 노동자의 임금을 보장하는 방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김신아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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