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호남진흥원-전라유학진흥원과 통합 논의…기증·기탁자 반발

김해정 2022. 11. 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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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최근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가 광주에 있는 한국학호남진흥원을 전북으로 이전·통합하는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한국학 호남진흥원에 문화재와 고문서를 기증하거나 기탁한 이들이 자료를 회수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해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라도 정도 천 년이었던 지난 2018년 출범한 한국학호남진흥원.

호남학 대표 기관을 목표로 광주, 전남, 전북이 설립을 추진했지만, 전북도가 입지 선정 등을 이유로 불참해 광주와 전남만 출자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설립 5년 만인 지난달 전북에서 아직 짓지도 않은 전라유학진흥원과의 통합 논의가 불거졌습니다.

[김정기/전라북도의원/지난달 18일 : "소모적인 주도권 다툼보다는 전라유학진흥원과 한국학호남진흥원을 통합·운영하는 것이 최상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지사의 견해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이 질의에 김관영 전북지사가 구체적인 통합안을 언급하자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속출했습니다.

[김요성/광주시 문화체육실장 : "밖에서 여론이 있었기 때문에 실무적인 것은 한두 번 정도 만났거든요. 통합된 의견은 아직 없습니다."]

[신수정/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 : "지금처럼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조용히 이렇게 해서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고요. 그렇지 않으면 의회에서는 강하게 입장 표명을 할 생각입니다."]

기증·기탁자들은 오늘 한국학호남연구원의 출발은 시도민이 제공한 7만 여점의 자료에서 시작됐다면서, 광주시와 전남이 전북 이전을 강행할 경우 기탁 자료를 모두 회수하기로 결의했습니다.

[기호철/장성 행주기씨 금강종가 기탁자 : "기탁자들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광주시와 전남도가) 창고에다 쳐 박아 놓고 할 일 다 했다고 하는 거냐 거기에 더 화가 나는 것이죠. 논의를 공개적으로 하고 그것을 시도민에게 뜻을 묻고 함께 해야지."]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는 통합될 경우 기존 한국학호남진흥원의 사업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승준/한국고문서학회장 : "경상도하고 대비적으로 판단했을 때 유학이라는 한정된 범주를 정하기 보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근현대사부터 고대사까지를 포괄하는 적절하게 잘 하고 있고."]

이 수장고에는 5.18민주화운동 시민군의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일기가 보관돼 있습니다.

이곳에서 호남지역의 유학 뿐만 아니라, 한국학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호남의 근현대 자료도 수집하는 겁니다.

문화재 726점과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자료 7만 여점을 보관하고 있는 한국학호남진흥원.

갑작스런 통합 논의에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김해정 기자 (being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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