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계열 부품사 납품 단가 부풀려 총수 일가 배 불렸다
공정위, 부당이익 등 제공 적발
80억대 과징금 부과…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제품을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여 이익을 몰아준 한국타이어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을 통해 총수 일가에 부당이익을 제공한 한국타이어그룹 소속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프리시전웍스에 과징금 80억300만원(잠정)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4년간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생산한 타이어몰드를 구매했다. 타이어몰드는 타이어의 패턴·디자인·로고 등을 구현하기 위한 틀이다.
해당 기간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몰드 제조 원가를 실제보다 높게 산정하는 방식으로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지원했다. 원가를 비싸게 쳐준 덕분에 한국프리시전웍스는 경쟁사보다 15% 높은 가격으로 타이어몰드를 판매할 수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2011년 10월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한 직후부터 일감을 몰아줬다. 연평균 144억원에 그쳤던 한국프리시전웍스의 매출액은 1년 만에 197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다만 공정위는 해당 기간 일감 몰아주기는 부당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황원철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2012~2013년 거래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존 단가표대로 이루어졌다”며 “거래물량이 수직계열화된 기업에 대해 거래물량이 늘어난 부분이 있지만, 자체 거래비중과 비교했을 때 부당지원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프리시전웍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두고 경쟁업체의 불만이 높아지자 2014년 한국타이어는 가격 변별력 강화를 명분으로 이른바 ‘신단가 정책’을 도입 하기도 했다. 타이어몰드의 제조원가를 30% 이상 부풀려 매년 매출이익률이 40% 이상 실현되도록 설계했다.
한국프리시전웍스의 성과는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갔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회장과 장남 조현식 고문은 부당지원 기간 동안 108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은 한국프리시전웍스 지분을 각각 29.9%, 20.0%씩 보유하고 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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