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이자 2.1%로 ‘찔끔’ 인상…여전히 기준금리 미달
7월엔 가입자 첫 순감…정부 “정책대출 금리 고려해 인상폭 최소화”
‘쥐꼬리’ 금리 논란이 됐던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 이자율이 이달 중 2.1%(현 1.8%)로 오른다. 하지만 최고 4%대인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물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0%)에도 여전히 못 미친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등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청약저축 금리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8일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시중금리와의 격차, 국민 편익 및 기금의 재무건전성 등을 감안해 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금리를 각각 0.3%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청약저축 금리가 변동되는 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이에 따라 청약저축 금리는 1.8%에서 2.1%로, 국민주택채권 발행금리는 1.0%에서 1.3%로 각각 인상된다. 금리 인상은 사전 규제심사, 기금운용심의회 심의 등 절차를 거친 뒤 청약저축 금리는 이달 중, 국민주택채권 금리는 12월 중 시행된다.
인상안을 적용하면 청약저축 납입액이 1000만원인 가입자는 금리 인상으로 연간 3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받게 된다. 주택 매매(소유권 이전) 시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의 경우 1000만원 상당의 채권을 매입 후 즉시 매도할 경우 부담금이 현 172만원에서 157만원으로 약 15만원 줄어들게 된다.
한은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청약저축 금리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올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제기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집계를 보면 올 7월 말 기준 청약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1만9253명으로, 6월 대비 1만2658명 줄었다. 2009년 청약저축 가입이 시작된 이래 월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청약저축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0%인 기준금리보다는 금리가 낮다.
정부는 청약저축을 통해 조성되는 주택도시기금이 ‘버팀목’ ‘디딤돌’ 등 서민 주택자금 대출, 임대주택 건설 등 다양한 주거복지사업에 쓰이는 점을 들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대출인 ‘버팀목’은 1.8~2.4%(청년·신혼부부 등은 최저 1.2%), 주택구매자금 대출인 ‘디딤돌’은 2.15~3.0%(생애최초 등은 최저 1.85%)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시중금리와의 격차 등을 고려해 청약저축 금리 등을 인상할 경우 기금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도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기금 대출금리를 어려운 경제 여건과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금년 말까지 동결하기로 한 만큼 청약저축 금리 인상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내년 초 금리 상황, 기금 수지 등을 따져본 뒤 조달·대출금리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청약저축 금리 인상과는 별개로 국회에는 청약저축 금리를 기준금리와 연동해 국토부 장관이 정기적으로 변동·고시토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과거 기준금리가 현재 기준금리와 동일한 수준인 2.5%였을 때는 주택청약저축의 해지 시 이자율이 4.0%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기준금리 대비 청약저축 금리는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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