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공개' 논란…野 문진석 "與, 정쟁 위해 몸부림"(종합)

문진석 텔레그램 공개돼 논란 촉발…與 "국민 슬픔을 정치적 도구화" 비판
野 일각선 희생자 156명 신상 공개 주장…최민희 "유족 동의받아 공개해야"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8일 '이태원 압사 참사'의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과 관련해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여권의 비판에 "정쟁으로 끌고 가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촛불시민의 집회를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것을 시작으로 개인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까지 참전, 민주당을 음험한 공작을 꾸미는 세력으로 몰아가려 시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문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 A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고, 이 메시지가 담긴 휴대전화 화면이 노출됐다.

해당 메시지에는 '애도 기간이 끝났음에도 희생자 전체 명단과 사진, 프로필, 애틋한 사연들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며 '수사 중인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의도적인 은폐' 등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국민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도구화하려 한다며 이틀에 걸쳐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문 의원은 "이걸 정쟁의 소재, 정치의 소재로 삼는 여당을 보면 '달밤에 새끼줄 보고 뱀이 나타났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있는 꼴"이라며 "이런 일로 당의 원내대표까지 참전할 만큼 한가한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저에게 문자를 보낸 당직자도 시중에 이런 의견이 있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 것"이라며 "저는 개인의 인격이 존중되는 이 시대에는 불가능하고, 도의적으로도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도 텔레그램 내용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바가 없다"라며 "누군가 제안했다 하더라도 부적절한 의견이어서 당내에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156명의 희생자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 디지털소통위원장 등을 지낸 최민희 전 국회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애도하라 하는데 이태원 10·29 참사에서 156명이 희생됐다는 것 외에 아는 게 없다. 많이 찝찝하다"며 "유족의 동의를 받아 156명의 희생자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은 "희생자 명단, 영정, 위패 없는 합동조문소에 대통령은 여섯 번 방문한다"라며 "슬픔에 장막을 두텁게 쳐놓고 애도하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음껏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고 싶다. 희생자 이름과 나이를 알고 영정 앞에 진짜 조문하고 애도하고 싶다"고 했다.

kjpark@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