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러, 미 선거 개입했다”…민주주의 제도 흔들기 포석
“정밀 개입 계속 이어나갈 것”
가디언 “결과 불신 조장 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사진)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사실을 인정했다. 이를 두고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두고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자신의 요식업체 콩코드가 러시아판 페이스북 ‘프콘탁테’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미국 선거에 개입했고, 개입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신중하고 정확하게, 외과 수술식으로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정밀한 작전 기간에 신장과 간을 한꺼번에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인 프리고진은 자신의 요식업체를 통해 러시아 정부 주관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고 있어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러시아의 악명 높은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 창설자이기도 하다.
러시아 측 주요 인사가 미국 선거 개입을 공식 인정한 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는 2016년 미 대선과 2018년 미 중간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프리고진은 미국 선거 개입 의혹의 중심 인물이다. 미 의회는 2018년 프리고진을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7월 프리고진의 선거 개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최대 1000만달러(약 138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디언은 선거 개입 같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재래식 무기와 함께 심리전·정보전·사이버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는 전쟁 형태)에서 중요한 것은 작전 성공 여부가 아니라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불신의 씨앗을 심는 것이라면서 “미 중간선거 하루 전에 ‘앞으로도 계속 개입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선거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또 최근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전투에 투입된 와그너그룹 용병들의 전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프리고진이 하이브리드전에서의 성과를 강조하고 싶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대외 노출을 꺼려왔던 프리고진은 최근 몇 달 사이 공개적인 발언의 비중을 부쩍 늘리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이와 관련해 그가 푸틴 정권에서 보다 공식적인 지위를 원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원식·김재중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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