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스타트업 성장 ‘도우미’…들어는 봤나, 서울먹거리창업센터
IR 특화공간 등 전문시설 갖춰
입주기업 홍보·기술 개발 지원
# 스타트업 ‘오픈소스랩’은 지난달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세이보리(맛있는 식료품)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파리 국제식품박람회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 중 하나로, 오픈소스랩은 ‘김치V’라는 제품으로 극찬을 받았다. 국산 김치를 직화솥으로 볶아 동결건조한 뒤 네모나게 블록화한 제품으로 이 부문에서 국내 기업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제품을 “한국의 김치를 가장 맛있는 상태로 쉽고 빠르게 레시피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식후경’은 국내 최초의 온라인 시식 플랫폼이다. 배송료만 내면 먹어보고 싶은 상품을 시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이후 시식 제품을 구입할 경우 가격이 자동 할인된다. (주)푼타컴퍼니가 운영하는 식후경에는 시식 및 판매 제품이 품목별로 650개가량 된다. 온라인 장보기가 일반화하면서 대형마트 시식코너처럼 맛을 보고 상품의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프롬차일드’는 중장년층을 위한 근육건강 간식 제품을 개발·판매한다. 완두·현미·호박씨·아마씨 등 4가지 식품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섞어 만든 ‘모두의 단백질 더 The 23 프로틴’이 대표 제품이다. 시중에 판매 중인 단백질 제품 대부분은 동물성인 우유를 기반으로 한 경우가 많아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 우려가 있지만, 프로차일드는 모두가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단백질을 표방한다.
이 업체들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둥지를 튼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이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농식품 분야 특화 창업보육센터다. 2016년 12월 송파구에 문을 열었으며 2020년 강동구로 확대 이전했다. 8일 현재 76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서울시는 사업을 시작한 지 7년이 안 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성과 혁신성, 대표자 및 팀 역량, 농식품 분야 적합성 등을 심사해 입주기업들을 선정한다. 입주는 최대 2년간 가능하다. 센터 상주 근무가 원칙이며 주 3회 이상 출근해야 한다.
입주기업들은 공간 지원과 기술 개발 관련 전문가 멘토링, 투자 연계 유치, 농식품 관련 기업·유관 기관 네트워킹, 홍보마케팅, 국내외 전시회 참가 등과 같은 지원을 받는다. 센터는 입주기업들이 푸드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간 곳곳을 설계했다.
오픈 키친과 대형 조리대가 설치돼 있는 투자설명회(IR) 특화 공간,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영상장비를 갖춘 미디어룸도 있다. 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는 “시식 플랫폼이기 때문에 조리가 필요한 제품을 직접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먹거리창업센터에는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초반에 (시장에) 정착하기 한결 수월했다”며 “푸드테크 관련해 특화된 시설은 사실 이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가품질검사 등이 가능한 연구·개발(R&D) 랩도 조성돼 있다. 김동균 먹거리창업센터장은 “자가품질검사 결과에서 부적합 사항이 나와 제품 전량을 폐기처분하면 작게는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 손실을 본다”며 “그래서 R&D 단계에서부터 부적합성이 나오지 않도록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R&D 랩에는 이치호 건국대 축산식품생명공학과 교수가 주 2회 상주하며 재능기부 형태로 스타트업 기업들을 도와준다.
정윤주 프롬차일드 이사는 “안정적인 공간을 얻고, 신제품을 개발할 때 전문가들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진수 오픈소스랩 대표는 “먹거리창업센터 입주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술보증기금 등에서 기술력을 인정해주고 대출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178개 스타트업이 먹거리창업센터 지원을 받았다. 이들 기업의 누적매출은 총 1015억원이며, 투자 유치 금액은 총 378억원에 이른다. 이를 통해 812명의 고용 창출을 이뤘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지난 6년간 창업 성과를 바탕으로 유망한 농식품 창업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먹거리 분야 창업기업의 입주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체계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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