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1 대입제도 개편…크게 안 바꾼다”

남지원 기자 2022. 11. 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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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장관 기자간담회…혼란 우려에 ‘미세조정’ 예고
‘과목 축소’ 2025학년도 전면 도입할 고교학점제와 충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현재 교육부가 마련 중인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크게 바꾸지는 않겠다”고 공언했다. 입시제도를 크게 흔들면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에 빠지고 사교육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큰 변화 없이는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등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이 안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부총리는 지난 7일 오후 취임식 직후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현장의 피로도가 크다며 “미세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그러면서 “학부모에게 큰 변화를 느끼게 할 정도는 가능하면 (하지 않겠다)”며 “이번 정부에서는 (개편을) 소극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연말까지 확정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4년 예고제’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정부 시안이 나오고 늦어도 2024년 2월까지는 개편안이 확정된다.

이 부총리가 ‘미세조정’을 예고함에 따라 2028학년도 대입제도는 현 체제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바뀐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정시 비중이 종전보다 확대됐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수학 영역에 공통+선택형 체제가 처음 도입됐다.

이 부총리는 “전 정부에서 수시·정시 비율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 참담했다”며 “입시를 과감하게 바꿔서 잠자는 교실을 깨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먼저 혁신해야 입시 문제도 해결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시 비율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정책을 지양하고 수능 개편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교육부가 각종 지원금을 미끼로 정시 비율을 늘리는 방식을 쓰지 않는 등 대학 자율화와 지방대학 살리기 등의 명분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수능도 제2외국어 등 선택과목을 일부 줄이는 정도로 개편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입제도가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25학년도부터 전면 적용되는 고교학점제 안착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최대 7과목을 선택하는 수능 위주 체제에서 고교학점제가 시행될 경우 학생들이 수능 응시영역 위주로 과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부총리도 현행 수능과 고교학점제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고교학점제와 입시의 연관관계는 저도 좀 고민이다. 아직 확신을 갖고 답을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능 응시과목을 축소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수능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입시를 개편해야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범 교수는 “수능 응시영역을 4개 정도로 대폭 줄여야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이 학교에 잘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완화하거나 반영하지 않고, 지원 학과 연계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가점을 주는 등 선택과목을 전형요소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학령인구가 감소하며 경쟁에 대한 압력이 줄어든 지금이 교육개혁의 적기”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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