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있네' 김은혜·강승규 수석, 결국 국감장서 퇴장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2022. 11. 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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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2.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 때아닌 '웃기고 있네' 논란이 벌어졌다. 의원들의 질의 도중 증인석에 앉아 있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이 옆자리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쓴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다.

해당 보도가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강력 항의했고 김 수석과 강 수석은 의원들의 질의와 무관하게 사적 대화를 나누던 중에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됐고 결국 주호영 국회 운영위원장(국민의힘 원내대표)은 김 수석과 강 수석을 국감장에서 퇴장시켰다.

김 수석 '메모'에 민주당 의원들 강력 반발…당사자들 "사적 대화"
8일 저녁까지 이어지던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은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이 불거지면서 순식간에 고성에 휩싸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메모지 관련 기사를 언급하면서 "이건 국회 모독"이라며 "위원장께서 누가 썼는지 자백받으시고 나와서 해명 들으시라. 명백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모욕죄로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주 위원장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확인을 요구했고 김 실장은 "당혹스럽다. 시간을 좀 주실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주 위원장이 "쓰신 분 있으면 일어나 달라"고 증인석을 향해 말하자 김 수석과 강 수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2.11.08.

발언석으로 나온 김 수석은 "다른 사안으로 강 수석과 얘기하다가 (제가) 적은 것을 국감에 대해서 얘기한 것처럼 될까 봐 제가 지웠다"며 "국감과 관련해 진행된 게 아님을 말씀드리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런 부분(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말한 게)이 아니었다. 개인적 사적으로 오간 얘기였고 (그럼에도) 엄중하게 비추어진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수석도 "사적으로 나눈 대화였다. 어제 일을 갖고 (김 수석과) 얘기하다가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 위원장이 "의원들이 납득을 하겠느냐"며 사적 대화의 내용이 무엇이냐고 묻자 강 수석은 "어제 있던 두 사람(사이)의 해프닝이었다"며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해명에도 불구 野 비난 계속…김대기 실장 "아주 부적절 행동, 난감"
민주당 의원들은 수석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비난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강승규, 김은혜 수석은 단순 배석자가 아니고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이라며 "질의가 진행되는데 둘이 사적 대화를 나누다니, 어떤 해프닝이 있었는지 몰라도 납득 가게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국회 모독죄와 국감 방해죄 등을 거론하면서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내 소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 위원장은 두 수석에게 거듭 해명 기회를 줬다. 김 수석은 "의원님들의 질의에 집중하지 못한 채 몇 마디 나누며 적은 게 발단이 됐고 의원님들이 느끼셨을 부분에 사과드린다"며 "그러나 단연코 질의 내용이나 질의에 대한 사안을 한 건 아니었다. 국감장에서 무거움을 반영치 못하고 한 부분에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 수석 또한 "어제 나눈 대화에 대해 김은혜 수석과 간단히 한두 마디 필담으로 하다 지워버린 것인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2.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오전부터 계속된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별다른 새로운 공세를 펴지 못하던 야당 의원들은 메모 논란이 터지자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비서실 수장인 김 실장은 갑자기 발생한 상황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실장은 주 위원장이 '비서실장이 정리해 달라'고 하자 "두 수석이 아주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본다"며 "그 나머지는 제가, 저도 두 사람만의 그 이야기기 때문에 저는 아까 그 상황은 '웃기고 있네'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도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의원들 발언에 대해 (메모)한 거면 심각하고, 아니어도 국감장의 태도는 아닌 걸로 보여진다"며 "일단 엄중 경고 조치하고 이후 조치는 양당 간사들끼리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저녁 6시40분쯤 정회를 선포하고 8시30분에 속개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호영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08.
속개 이후 민주당 요구대로 '퇴장 조치'…김대기 실장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어"
국감이 속개된 이후 김 실장은 "엄중히 국감 받아야 할 시간에 저희 수석들께서 개인적인 담화를 나누고 문자를 주고받고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그런 건 부적절했다"며 "기관장으로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의원님들께서 많이 화가 나 계실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두 수석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계속 공세를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원인 규명하고 책임 규명하기 위해 엄숙하게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위"라며 "퇴장조치 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주 위원장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네 차례 (국감 증인을) 수감 태도를 이유로 퇴장시킨 일이 있다"며 두 수석을 향해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퇴장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두 수석은 위원장의 조치에 따라 국감장을 나가 옆 소회의실에서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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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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