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면…북극 해빙, 완전히 사라진다[COP27]

‘극지 분석’ 최신 보고서 발표
“450만명 이상 거주지 타격”

항공 촬영한 그린란드 빙하와 주변 바다의 모습.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기후변화 때문에 30년 후에는 여름철 북극 바다를 떠다니는 해빙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 지구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는 7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극지 상태를 분석한 최신 보고서 ‘빙하권 상태 2022’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북극 해빙이 2050년까지 확실히 사라질 것이라고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보고서 공동저자이자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해빙을 연구하는 로비 말렛은 “더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 제한을) 1.5도 아래로 유지할 수 없듯 (북극해에) 얼음이 없는 여름을 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전 대비 1.6도 오르면 여름철 해빙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현재 지구 표면 온도는 2100년까지 산업화 전과 비교해 2.8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말렛은 북극 해빙 면적이 줄어들면 바람과 파도가 강해지고 침식이 증가해 450만명 이상이 사는 지역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누이트 등 북극권 원주민의 독특한 생활양식과 문화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북극 운동가들과 이 지역의 원주민 청소년들은 보고서 발표에 맞춰 해빙의 소멸을 기억하는 미디어 행사를 계획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추세를 바꾸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절반으로 줄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고서는 이런 목표가 달성되더라도 기존의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은 빙권은 2040∼2080년 사이에 안정을 되찾기 시작할 것이라며 빙하가 2200년까지 100년 이상 계속 녹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