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인류, 기후 지옥 가는 고속도로서 가속페달 밟아”…‘협력이냐 멸종이냐 택하라’ 경고[COP27]
IMF 총재·AU 의장 쓴소리
탄소배출 주범국 불참에 퇴색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7일(현지시간) 인류가 당면한 최대 위험인 기후위기 대응책을 논하기 위해 이집트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에게 “이 전투에서 협력하거나 집단자살을 택하라”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고위급 회의(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까지 밟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류는 협력할지, 멸종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기후변화를 연대로 극복하든지, 집단자살을 택하든지 둘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현세기의 중심 과제”라며 감축, 적응, 손실과 피해, 재원 등 분야에서 전 세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27 의장국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도 “지구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계가 되었다”면서 “이 모든 고통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지 않았냐”고 동료 지도자들에게 호소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탄소 배출에 대한 가격을 오는 2030년까지 최소 t당 75달러로 올려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전환할 유인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온실가스 배출 규모는 전 세계의 4%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는 아프리카의 개발을 저해하는 결정이 아닌 공평하고 공정한 녹색 전환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6억명의 아프리카인이 전기 없이 살고 있다면서 이들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은 기후변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주범국들의 귀에 가닿지 않았다. ‘탄소배출 주범국’ 정상들은 올해 정상회의에 대부분 불참하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온실가스 배출국 1, 3위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불참한다. 배출국 2위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등 일정 때문에 11일에야 도착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10대 배출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한국 윤석열 대통령도 정상회의 참석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 10대 배출국 중 정상회의 기간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정상은 8일 도착하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유일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으로 노벨상을 받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우리 모두는 신뢰성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우리는 말하고 있고, 행동하기 시작했지만 충분히 일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중·김혜리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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