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안돼, 경찰력 더 필요” 11차례…다급했던 소방 무전기록
[앵커]
그날 이태원에는 그동안 알려진 10만 명 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개 이동통신사의 근처 기지국 접속자 수입니다.
참사 네 시간 전인 저녁 6시, 이미 10만 명이 넘는 휴대전화 신호가 잡힙니다.
밤 열시가 지나자 12만 명을 넘습니다.
여기엔,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알뜰폰 가입자는 빠져 있어서 참사 당시 몰린 인파는 13만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떠밀렸던 상황이 소방관들의 무전 녹취록에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통제가 안되니 경찰을 지원해달라고 여러차례 요청했고, 구조대와 다친 사람들을 옮길 병원을 다급하게 찾고 있었습니다.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참사 당일 밤 10시 18분을 시작으로, 소방은 네 차례 연달아 경찰에 지원을 요청합니다.
그 다급함은, 소방 '내부' 무전을 통해서도 확인되는데, 10시 29분쯤, 용산소방서 지휘팀장이 "경찰에 해밀톤 호텔 쪽 교통과 인원 통제를 속히 요청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합니다.
이어 10시 55분쯤,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통제가 안 되는' 상황에 빨리 경찰 인력을 더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5분 뒤 무전을 통해선, '30여 명의 의식이 아예 없다'는, 심각한 인명피해 상황도 전해졌습니다.
밤 11시 9분 쯤, 경찰 병력을 요청하는 용산소방서장의 무전 지시도 시작됩니다.
"호텔 뒤편으로 많이 보내줘야 해, 빨리!" 라는 내용입니다.
14분 뒤에도, "서울경찰청에 연락해 '기동대'를 빨리 출발시킬 수 있도록 하라"고 독촉했습니다.
밤 11시대, 용산소방서장의 이같은 지시만 11차례 있었습니다.
이후, 경찰 기동대가 실제로 현장에 도착한 것은 11시 40분쯤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서장의 요청으로부터 17분 가량 걸렸습니다.
그러고 나서야(11시 48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처음 녹취록에 등장해, "현 시간부로 대응 3단계를 발령한다"고 했습니다.
인명사고가 신고된 지 1시간 반 가량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무전 녹취록에는, 경찰 병력 뿐 아니라 '구조대' 인력 충원을 요청하는 내용도 여러 차례 담겼습니다.
밤 10시 42분쯤….
"구급차 빨리, 구급차 빨리" 문장을 채 끝맺지 못할 정도로 다급한 요청이 있었고, 11시 쯤에는 "대원들이 모자라 일반 시민들 다 동원해서 CPR(심폐소생술) 하고 있다", "해밀톤 호텔 뒤편으로 소방력을 모두 보내라, CPR 환자가 하도 많아, 몇 명인지 셀 수도..." 등의 무전 교신이 오갔습니다.
이 밖에도 "심정지 어디로 가면 돼요?" "병원 수배 해주세요!" 등 현장의 대원들은 사상자를 이송할 장소까지 긴박하게 찾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지훈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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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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