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애도기간 지났는데…꽁꽁 닫힌 ‘출근길 문답’[이태원 핼러윈 참사]
윤석열 대통령이 8일에도 출근길 문답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며 출근길 문답을 중단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 여부 등 불편한 질문을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감한 시점에 출근길 문답을 중단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대통령실 바깥으로 출근했다. 이에 따라 출근길 문답도 무산됐다. 지난 5일 국가애도기간이 끝나고 첫 평일이었던 전날에도 출근길 문답은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근 시간인 오전 9시 무렵 출근길 문답을 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서울 강남 봉은사를 찾아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 원로의원 자광·도후·지명 스님, 금강선원장 혜거 대종사 등과 환담했다. 오후에는 대통령실에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장종현 백석대 총장 등 기독교계 원로와 오찬 간담회를 했다. 대통령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가안전시스템 정비와 별개로 국민적 아픔을 극복하는 조언을 구하는 행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앞으로도 다른 종교계 원로들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출근길 문답이 언제 재개될 것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을 두고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민 장관 경질 여부 등 예민한 문제를 남겨두고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 비공개 발언을 공개했다.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번 참사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남김 없이 공개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근길 문답 장기 중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내부 총질’ 문자로 논란이 일었을 때도 출근길 문답을 열지 않았다. 예정에 없던 외부일정을 추가하면서 오전 대통령실 출근을 피했다는 인상을 남겼고, ‘문답 패싱’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근길 문답 재개시점을 묻는 말에 “대통령이 누구보다 원하고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일정이 허용하는 대로 여러분들을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서울 서초동 사저가 아닌 한남동 관저에서 공식 출근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전날 한남동 관저 입주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은 서초동 사저에서 대통령실까지는 10분가량이 걸렸지만, 한남동 관저에서는 약 5분으로 줄어든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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