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죽음의기사', 다양성 좋지만 지원 부족 우려

최은상 기자 2022. 11. 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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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혈기, 냉기' 세 가지 콘셉트가 있지만 모두 지원받을 수는 없다

블리자드의 CCG '하스스톤'에 약 2년 만에 출시되는 신직업 '죽음의기사'는 '룬'이라는 3가지 콘셉트를 가진 만큼 다양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확장팩 카드 풀의 문제로 모든 콘셉트가 지원받을 수 없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다.   

죽음의 기사에는 부정, 혈기, 냉기라는 세 가지 콘셉트를 가진 룬 시스템이 존재한다. 매 확장팩마다 직업별로 약 10종의 카드가 출시되는데 세 가지 콘셉트의 카드를 모두 강화하기에는 카드 풀이 부족하다. 개발진은 애매하게 3종 전부를 지원하기 보단 한 가지 콘셉트의 룬에 확실하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콘셉트의 카드가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블리자드의 방향이 옳은 지는 지켜봐야 한다. 확장팩마다 조금씩 파워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카드 게임의 특성상 신규 지원 카드가 더 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이렇다 할 지원을 받지 못한 나머지 룬 콘셉트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기존 직업들과 달리 덱 빌딩 화면에서부터 콘셉트가 나뉘는 죽음의기사

'퀘스트 도적', '어그로 도적', '미드레인지 도적' 등 직업마다 다양한 콘셉트의 덱이 있지만 이는 카드 템포(마나)와 효과에 따른 유저들 사이의 구분이다. 죽음의기사처럼 시스템적으로 덱 빌딩부터 영향을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하나의 확장팩에서 모든 키워드의 카드군이 지원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죽음의기사는 키워드가 아닌 특정 자원을 소모하는 시스템적인 구분이 되어있는 만큼 그 결이 다르다. 유저들 역시 "이러면 직업 하나가 아니라 3개가 늘어나는 수준인데 감당이 되나", "결국 아키타입으로 덱을 짜야할 것 같은데 굳이 콘셉트를 나누는게 의미가 있냐"는 반응이다.

개발진의 기획 의도는 선택과 결정의 다양화 유도라고 한다. 하지만 지원 방향은 한 가지 콘셉트로 집중되는 만큼 3가지 룬의 죽음의기사 덱이 밸런스 있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죽음의기사 영웅 능력 '구울 소환' 

죽음의기사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직업을 하스스톤에 맞게 재해석했다. 핵심은 룬이다. 와우의 죽음의기사가 일반 스킬을 통해 룬 조각을 모아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는 메커니즘을 차용한 것이다. 개발진은 세 가지 콘셉트를 가진 죽음의기사를 통해 카드 게임 본연의 재미인 유저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에 대해 깊이감과 다양화를 유도하고자 했다. 

콘셉트는 와우와 동일한 '부정', '혈기', '냉기' 총 3가지 종류가 있다. 어떤 종류의 룬 카드를 선택하냐에 따라 같은 직업이더라도 결이 완전히 달라진다. 본래 탱커 직업인 혈기 죽음의기사에 맞춰 혈기 룬 중심 덱은 컨트롤에 특화된 방어 계열 덱이 된다. 반면, 부정 덱은 하수인을 위주로 플레이하는 어그로 및 비트다운 덱이 된다. 서로 다른 룬을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여 '하이브리드 덱'을 만들 수도 있다. 

죽음의기사의 덱 콘셉트는 혈기, 냉기, 부정 중 어떤 룬을 선택하느냐로 나뉜다

이처럼 죽음의기사는 덱을 메이킹 해나가는 순간부터 유저들에게 선택과 결정을 요구한다. 이는 확장팩 신규 키워드인 '마나갈증'을 통해 심화된다. 마나갈증이란 플레이어가 소유한 마나가 특정 수치가 됐을 때 카드가 강화되는 키워드다. 

섀도우버스의 '가속'과도 꽤 유사한 시스템인 마나갈증은 가속이 그러했듯 유저들의 선택에 대한 무게감을 심화시킨다. 바로 서순에 대한 고민이다. 가령 '비전화살' 카드를 1마나에 사용할 경우 2피해를 입히지만, 8마나까지 기다렸다가 사용하면 동일한 마나를 소비하지만 3의 피해를 입힌다. 

유저는 초반에 카드를 사용하여 게임 템포를 끌어올려 자신에게 유리한 전장을 만들지, 종반에 사용하여 고밸류 카드로 만들어 사용할지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시시각각 상대방의 플레잉과 자신의 카드 선택에 따라 시시각각 전황이 변하는 CCG 본연의 재미를 제대로 살린 키워드인 셈이다. 

마나갈증은 턴이 지날수록 카드의 효과가 강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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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스톤 신규 확장팩 '리치왕의 진군' 출시가 12월 7일로 확정된 가운데 블리자드는 8일 확장팩 신규 카드와 키워드, 신직업 죽음의기사에 대한 브리핑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채드 너빅 수석 게임 디자이너와 코라 조르지우 선임 게임 디자이너가 참석했다. 

채드 너빅 수석 게임 디자이너(상), 코라 조르지우 선임 게임 디자이너

Q. 악마사냥꾼 이후 오래간만에 추가되는 신규 직업이다. 죽음의기사를 개발하며 가장 중요시 여겼던 것은 무엇인가?

[채드 너빅 수석 게임 디자이너] 신규 직업 죽음의기사를 통해 와우에 녹아있는 아서스 메네실(리치왕 본명)과 죽음의기사 관련 판타지를 최대한 녹여내고자 했다. 캐릭터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 싶었다. 이와 동시에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재밌고 신나는 덱을 경험시켜드리고자 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직업을 만들고 싶었다.

 

Q. 죽음의기사는 영웅 능력으로 턴 종료 시 사망하는 돌진 1/1 하수인을 소환한다. 돌진 하수인은 최근 추가에 조심스러웠던 키워드인데, 페널티를 고려하더라도 잠재력이 높지 않을까? 

[너빅] 죽음의기사의 영웅 능력은 내부적으로 많은 실험이 있었다. 그중 가장 좋은 아이디어로 생각하고 채택한 것이 '턴 종료 시 사망하는 1/1 구울'이다. 처음 영웅 능력의 키워드를 돌진이 아닌 속공을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돌진으로 수정됐다. 돌진이란 키워드를 넣음에 있어 고려해야 하는 것이 많았다. 죽음의기사의 나머지 카드의 효과를 통해 돌진 영웅 능력 밸런스를 맞추고자 했다. 단일 하수인을 타겟팅하는 버프, 돌진 버프가 없는 변신 효과, 영웅 능력 변화가 아닌 손패에 영향을 주는 효과 등이 있다. 

 

Q. 많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매우 강력했던 '적용 첫 날 악마사냥꾼'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된다.  죽음의기사는 적당한 밸런스로 조정되고 있을까?

[코라 조르지우 선임 게임 디자이너] 내부적으로는 죽음의기사는 현재 밸런싱이 잘 잡혔다고 생각한다. 론칭 시점에 적절하게 밸런싱된 상태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처음 죽음의기사를 선보였을 때 밸런싱 이슈를 초래할만한 요소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기사 론칭을 준비했다. 지난 악마사냥꾼을 론칭할 때 많이 배웠다. 새 직업을 만들 때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많은 노하우가 생겼다. 이를 통해 악마사냥꾼 출시 당시 보다 약 50% 정도 더 많은 카드 풀을 가지고 간다. 아울러 팀 내부적으로 칭 이후 다양한 이슈가 생길 경우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만약 밸런스 수정이 필요하다면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큰 하수인 위주의 혈기 룬, 직접 피해 위주의 냉기 룬, 토큰 위주의 부정 룬으로 덱을 특화할 수 있는 룬 시스템이 독특하다. 룬을 통일할수도, 조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예컨대 주술사의 토템이나 진화 등 기존 직업들의 콘셉트 카드들과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가?

[너빅] 개인적으로 죽음의기사 덱의 핵심인 '룬 시스템'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 굉장히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룬을 다양하게 활용하길 원한다. 유저들이 다양하게 조합해보고 플레이 선택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원한다. 

가령, 3개의 혈기 룬 장착하면서 컨트롤 방어덱의 컨셉이 되고, 부정 룬을 통해 하수인 위주로 플레이하는 비트다운 형태가 되기도 한다. 다른 직업군과 비교했을 때 선택의 깊이가 다양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특정 룬 타입의 한 두개와 함께 다른 룬을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죽음의 기사는 덱 빌딩과 룬을 조합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직업이다. 

 

Q. 사제나 도적 등 다른 직업이 '룬'이 달려있는 카드를 훔쳐오면, 사제나 도적은 그 카드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나? 아니면 애초에 훔쳐 올 때 '룬'이 달려있는 카드는 제외하고 훔쳐 오나?  비슷한 질문인데, 죽음의 기사가 아닌 다른 직업이, '발견'이라는 능력을 사용했을 때, '룬'이 달려있는 카드도 얻을 수 있나?

[너빅] 일부 직업군들 중에 상대의 카드를 훔쳐 오는 플레이가 가능한 경우 룬과 무관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신의 덱에 장착한 룬 슬롯과 무관하게 카드를 가져올 수 있다. 일부 카드가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 죽음의기사 고유 자원을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도적 등 다른 직업군의 카드를 훔치기를 시도하더라도 룬 자체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도록 밸런싱 했다.   

 

Q. 룬을 통해 죽음의기사의 콘셉트가 3가지로 확연하게 정해진 만큼, 매 확장팩마다 3가지 컨셉을 다 지원하기 힘들거나 새로운 콘셉트의 추가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조르지우] 많은 논의가 있었다. 매 확장팩마다 다양한 타입의 덱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발진 목표다. 와우의 죽음의기사는 각각의 다른 콘셉트를 가진 3개의 서브 클래스(부정, 혈기, 냉기)가 있다. 이를 하스스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끔 하고 싶었다.

매 확장팩 출시마다  직업군별로 약 10종의 카드가 추가된다. 이 10여 종의 카드로는 죽음의기사 각각의 콘셉트에 맞는 덱을 모두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하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장팩마다 한 가지 콘셉트의 룬에 집중하고자 한다.

하스스톤은 매년 3개의 타임라인으로 한 해를 보낸다. 확장팩마다 특정 룬 콘셉트에 맞는 덱이 추가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각 확장팩에서 다뤄지는 룬 콘셉트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규 아키타입일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룬 카드들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Q. 예전부터 죽음의기사 직업 추가에 대한 기대가 많았고, 이전 확장팩 중에도 '얼음왕관 성채'와 '죽음의기사'를 모티브로 삼은 것도 있었다.  이제서야 신규 직업으로서 내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너빅] 지난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 확장팩의 인기는 굉장했다. 리치왕이라는 캐릭터를 살펴보면 와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블리자드 프랜차이즈 전체에서 가장 서사가 뚜렷하고 특징 있는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확장팩을 통해 죽음의기사를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 

지난 2020년 워크래프트 영웅 중 한 명인 '일리단'의 직업인 악마사냥꾼을 출시했을 당시에도 유저들의 호응이 좋았다. 그때부터 어떤 신규 직업을 출시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했다. 그러던 와중 리치왕이라는 캐릭터의 임팩트와 서사를 살려보고 싶었고 죽음의기사라는 직업을 출시해 보고자 마음먹었다. 리치왕이 자신의 군대를 끌고 실버문을 공격하는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 새로운 장소와 신규 캐릭터를 죽음의기사 직업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Q. 종족값 언데드 추가되며 일부는 이중 종족이 적용된다. 언데드 외에도 다른 하수인이 이중 종족값을 가질 수 있을까?

[조르지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하다. 이중 종족 추가에 앞서 내부적으로 하스스톤 모든 하수인을 다시 한번 살펴봤다. 가령 "이 하수인은 언데드냐 해적이냐", "저 언데드냐 야수냐" 하는 토론을 했다. 논의 끝에 일부 카드는 이중 종족을 가지게 됐다. 

이중 종족에 언데드가 반드시 포함되지는 않는다. '요리사 쿠기' 같은 카드는 기존 종족이 멀록만 있었다. 하지만 확장팩 출시 후 멀록과 해적 둘다 포함된다. '해적 패치스' 같은 경우에도 해적 종족뿐만 아니라 악마까지 총 2개의 종족을 가지게 된다. 개발팀은 이중 종족 카드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와 콤보를 생각해 내길 원한다. 

 

Q. 마나가 충분하면 효과를 발휘하는 '마나갈증' 키워드로 미루어볼 때, 메타의 방향성이 느려지는 쪽인 것으로 보인다. 마나갈증을 통해 어떤 양상의 플레이를 기대했나?

[조르지우] 개발팀은 마나갈증을 통해 유저 스스로 유동적인 선택과 결정을 내리게 되길 유도했다. 이와 같은 플레이 방식은 과거에도 종종 시도했다. 카드를 내려놓는 서순과 관련 있다. 바로 '주입' 키워드다. 특정 카드를 먼저 패에서 내려 템포를 올리거나 패에 들고 있다가 주입을 통해 가치가 가장 높은 타이밍에 내는 식의 플레이 방식처럼 말이다. 마나갈증 또한 유저 스스로 내리는 결정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Q. '리치왕의 진군' 확장팩 출시 전까지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 확장팩이 정규로 일시 재편입된다.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로 보이는데, 이러한 일시적인 추가를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을까?

[조르지우] 개인적으로는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 확장팩이 편입된다는 사실이 기쁘다.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랑해준 확장팩이다. 그런 확장팩을 다시 한번 플레이할 수 있게끔 선보이는 것은 꽤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과거 확장팩을 다시 선보이는 것 자체가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생각한다. 

 

Q. 투기장에서 '룬'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하다. 죽음의 기사를 투기장에서 플레이 할 때는, 플레이어가 '룬'을 먼저 선택하고 그 다음에 카드를 선택하는 작업을 시작하나?

[너빅]  죽음의기사 투기장 플레이 방식은 굉장히 흥미롭다. 투기장에서 죽음의기사 룬은 덱에 들어갈 수 있는 카드만 지원한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처음 선택한 카드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초반에 선택한 룬에 따라 해당 덱의 룬 타입이 정해진다. 첫 번째 픽에서 냉기 룬 카드를 선택하면 덱 콘셉트는 냉기 룬이 된다. 3개의 혈기나 부정 룬이 있는 카드는 선택할 수 없게 된다. 투기장 유저는 어떤 방향성으로 자신의 덱을 꾸려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Q. 이번 확장팩에서 모험 모드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플레이어가 많았다. 블러드엘프와 스컬지의 충돌이 예고되었는데, 혹시 모험 모드에 대한 계획이 있나?

[너빅] 하스스톤 유저들은 그동안 '1인 PVE' 콘텐츠를 많이 사랑해 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다채로운 1인 콘텐츠 선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확장팩의 경우 워크래프트에서 풀어졌던 스토리를 하스스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보고자 한다. 아서스 메네실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프롤로그가 준비됐다. 유저가 직접 아서스가 되어 종국에는 리치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1인 모험 콘텐츠로 즐길 수 있다. 많은 기대 바란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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