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정부에 … 죄책감은 시민 몫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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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일상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지난 4일 찾아간 정신건강의학 병원에서 어떤 일로 오게 됐는지 묻는 주치의에게 "회사에서 상담을 받으라고 해서 오긴 왔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어서 오히려 민망하다"며 이렇게 답했다.
왜 아무 잘못 없는 시민들이 죄책감을 느끼는지, 책임자가 떠넘긴 책임은 누구에게로 향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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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일상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어요.”
실제로 ‘죄책감’은 참사 이후 만난 시민들에게서 가장 자주 접한 감정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광장 합동분향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헌화 대기줄에 서있던 30대 회사원은 “일이 손에 안 잡혀 연차를 내고 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참사 전날 그 골목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고인들에게 미안해했다.
생존자와 시민들의 트라우마 치료 지원에 앞서 짚어봐야 한다. 왜 아무 잘못 없는 시민들이 죄책감을 느끼는지, 책임자가 떠넘긴 책임은 누구에게로 향했는지 말이다. 그리고 살아남아 미안하다는 시민들께 꼭 닿았으면 하는 말이 있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요.”
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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