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하늘 위 응급실’ 닥터헬기, 1만 명 살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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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응급실이라고 불리는 닥터헬기는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까지 만 명 넘는 생명을 구했지만, 추가 도입이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다시간다 남영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시동을 걸고 이륙 준비를 하는 닥터헬기.
교통사고로 장기 출혈이 심한 환자가 있다며 출동 요청이 온 겁니다.
[현장음]
"거기 수혈이 안 된대요. 평택에서 오려면 교통상 1시간 넘거든요. 헬기로 가면 가는 데 10분, 오는 데 10분. (헬기 갑니다.)"
10분 만에 평택의 텅빈 운동장에서 구급차와 만나, 환자를 헬기로 이송해옵니다.
50대 환자는 곧바로 수술을 받고 생명을 구했습니다.
[배현정 / 환자 가족]
"혈압이 너무 떨어져서 거의 죽을 수 있던 상황이었어요. 헬기를 불러서 저희는 급하게 (차로) 따라갔는데 가니까 벌써 수술을 하고 있더라고요."
국내에서 닥터헬기가 처음 운행을 시작한 건 지난 2011년 9월.
지금까지 실어나른 환자는 1만 1천명이 넘습니다.
[김성중 /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72%가 응급의료 취약지에서 발생한 환자 이송이었습니다. 도서지역을 포함해 공공의료 취약지에서 발생한 중환자 이송에는 다른 이송수단보다 닥터헬기가 큰 역할을 하지 않나."
하지만 온국민이 닥터헬기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국내 닥터헬기는 7대뿐.
연말에 제주도에 1대가 추가될 예정이지만, 경기 북부와 강원 영동, 충북과 전남 동부, 경남 지역에는 닥터헬기가 없습니다.
응급상황에서 헬기 이송이 불가능한 지역이 여전히 많은 겁니다.
[정경원 /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헬기 이송이 아니었다면 사망한 환자들이 부지기수거든요. 7대론 턱없이 부족하죠. 어느 지역은 혜택이 없고 못 가고 이게 문제인거죠."
최근 3년간 닥터헬기가 출동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기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헬기가 이미 출동해 있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습니다.
닥터헬기 도입을 앞둔 제주도 사정을 들어봤습니다.
[김원 / 제주한라병원 부원장]
"섬이 많거나 바다 한 가운데 사고가 나거나… 환자가 생겼을 때 병원까지 이송하는 과정도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문제는 제주처럼 닥터헬기를 도입하고 싶어도, 선뜻 나서는 병원이 없다는 겁니다.
정부나 시도의 지원금이 헬기 운용과 정비 목적으로 국한돼 있다보니,
의료진 확충과 인건비 부담은 전적으로 병원의 몫입니다.
[윤순영 / 국립중앙의료원 닥터헬기응급취약지관리팀장]
"인력이라든지 시설 장비 같은 것들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병원의 의지도 반드시 필요하고 더불어서 닥터 헬기가 배치되는 지역 주민들의 의지도 상당히 필요해서 다 같이 협조해야지만….
주민 반발은 여전히 풀지 못하는 난제입니다.
국내에서 닥터헬기가 처음 도입된 인천에서는, 헬기 이착륙 시설인 계류장 이전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소음과 먼지 민원 때문입니다.
인천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월례공원입니다.
근처가 공장지대고, 과거 헬기장으로 쓰인 적도 있어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전 후보지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홍사행 / 계류장 이전 후보지 주민]
"450m라고 하면 바로 코앞이거든요. 소음이 굉장히 커요. 헬기를 머리에 이고 있는 것과 똑같다고."
도입 11년째를 맞은 정부의 닥터헬기 사업, 더 많은 생명을 구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홍주형
AD : 나난현
남영주 기자 dragonbal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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