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했는데”… 트라우마 겪는 소방관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참사 현장 출동 뒤 PTSD
폭언·폭행 신체적 고통도 시달려
10만명당 자살률 OECD 3배 ↑
“사회 안전 인력 확충해야” 목소리
완전한 국가직 전환 등도 강조
“사회 안전 인력을 확충하고, 소방관들 마음을 치유할 방안을 마련하라.”
소방관들은 참사 현장에서의 참혹한 모습 때문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회견에 나온 서울 중부소방서 소속 권영준 소방관도 이태원 참사 이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들것을 들고 희생자들을 수십번 옮기고, 사력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권 소방관은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길거리의 젊은이들을 보면 희생된 청춘들의 창백한 얼굴이 떠오른다. 사력을 다해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고 울먹였다. 소방관들은 PTSD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2017년 기준 자살률이 10만명당 31.2명에 달한다. OECD 평균(12.1명)의 3배에 가깝다.
이처럼 정신·신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노조는 △사회 안전 인력 확충 △심리 치료 확대 △완전한 국가직 공무원으로의 제도 정비 등을 요구했다. 권 소방관은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동 건수로 인해 근무 들어오면 밥 먹고 차 마실 시간도 없다”며 “인력 확충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렇지 못한 좌절감과 참혹한 현장은 소방관들의 기억 속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를 남기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센터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소방관의 마음을 치유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소방청은 이태원 참사 현장 출동 소방공무원의 PTSD 예방 및 심리적 불안감 해소를 위해 긴급 심리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대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곧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한치의 소홀함 없이 하겠다”며 “앞으로도 소방 공무원의 마음건강 증진을 위한 예산 확보 및 프로그램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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