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옆 경찰서' 제작사, 이힘찬 PD 사망에 최소 6개월 사전 제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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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자회사인 '스튜디오S' 노사는 이힘찬 프로듀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최소 6개월 이상의 프로그램 사전 제작 기간을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제작진으로 일했던 고인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다 올해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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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자회사인 '스튜디오S' 노사는 이힘찬 프로듀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최소 6개월 이상의 프로그램 사전 제작 기간을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제작진으로 일했던 고인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다 올해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 5개 단체와 유가족 대표로 구성된 '스튜디오S 고(故) 이힘찬 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8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노사 공동 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사 공동 조사위는 고인의 사망이 업무상 스트레스에 의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보고서는 "부족한 예산 범위 내에서 작품을 무사히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 촉박한 편성 일정으로 인한 불안, 스케일이 크고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변수 대응 등으로 업무상 스트레스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증폭됐을 것"이라며 "주변 동료들과 회사에 고충을 토로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 방법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나 기존의 드라마 제작 관행을 답습하였던 구조 속에서 고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란 처음부터 요원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밝고, 자신감이 넘쳤던 고인은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자 급격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주변에 "아.. 소방서 비용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계속 후달리네요", "진짜 너무 괴로워요. 일정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드라마 사이즈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가 없다", "스태프들도 다 힘들어하고, 지쳐가고 누구 하나 도망갈 것 같은데... 내가 도망가고 싶다", "이게 기한 내에 (납품이) 가능한가?" 같은 말들을 전하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는 사망 전날 자신에게 보내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남긴 "모든 게 버겁다"였다.
노사 공동 조사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첫 방영일로부터 6개월 이상의 사전 제작 기간을 설정해 편성 압박을 완화하도록 했다. 또 회사 차원의 직무 스트레스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작 시작 후 주 1회(월 4회 이상)의 필수 휴일을 보장하며 휴식일과 업무 종료 이후에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적극 보장하기로 했다. 노사 협약으로 이런 내용이 담긴 드라마 제작 준칙도 제정하기로 했다.
고인이 제작에 참여한 '소방서 옆 경찰서'는 첫회와 최종회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게시할 예정이다. '소방서 옆 경찰서'는 원래 올 상반기 편성이었으나 고인의 사망으로 촬영이 중단됐다가 지난 5월 재개됐다. 대책위는 이후에도 사측이 고인에 대한 추모 및 현장 개선 방안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평가한다. 또 이번 개선 방안이 스튜디오S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제작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현장에 널리 알리는 노력도 해 나갈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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