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곡으로 연습곡으로…붓끝에 묻힌 물감이 춤춘다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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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도 직선도 곡선도 아닌, 그저 '선'으로 가름한 흐름.
위에서 아래로 서서히 내리깔릴 뿐이다.
하지만 도구라곤 오로지 붓끝에 묻힌 물감뿐.
어느 나라 어느 장소든 회화로 아우를 건 붓놀림과 색뿐이란 자각이 생겼을 거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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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색, 평이한 진행에도 강한 움직임
초기 인물·풍경 구상서 점차 추상성 강해져
음악용어 작품명…흘러가는 율동미 강조해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사선도 직선도 곡선도 아닌, 그저 ‘선’으로 가름한 흐름. 위에서 아래로 서서히 내리깔릴 뿐이다. 그런데 참 묘한 일이 아닌가.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말이다. 저 단조로운 색상, 평이한 진행에서도 강한 힘이 느껴지니까.
미국·일본·한국을 주무대로 활동한다는 작가 마이클리(61) 작업의 핵심은 ‘움직임’이다. 정체된 듯하지만 역동적이고 세심하지만 꿈틀댄다. 하지만 도구라곤 오로지 붓끝에 묻힌 물감뿐. 아마 어린시절부터 아시아, 북중미, 아프리카 등에서 다채롭게 살았던 경험이 토대가 됐을 거다. 어느 나라 어느 장소든 회화로 아우를 건 붓놀림과 색뿐이란 자각이 생겼을 거란 얘기다.
처음부터는 아니었단다. 초기에는 인물·풍경 등 구상작품을 하기도 했다는데, 점차 형체를 잃어가는 추상성이 강해졌다는 거다. 그 변화는 작품명에서 도드라졌다. ‘파르티타 4’(Partita 4·2021)를 앞세운 연작명 ‘파르티타’는 변주곡을 뜻하는 음악용어다. 연작명이 하나 더 있다. ‘에튀드’. 이 역시 연주기교를 위한 연습곡을 말하는 용어. 결국 ‘흘러가는 규칙성’을, ‘춤추는 율동미’를 강조했으려나. 붓 가는 길이 전부라지만 일필휘지와는 거리가 멀다. “미세하지만 부지런한 붓의 움직임”이 쌓은 결과라니까.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도올서 여는 개인전 ‘그대와 춤을’(Shall We Dance)에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연 세번째 개인전이다. 2012년, 2016년에 이어 7년 만이다. 신작 17점을 걸었다. 갤러리도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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