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사고 1년에 160건...철도업계 긴장 고조
8일 교통·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 1~8호선을 운행 중인 서울교통공사는 다음 달 주요 구간에 대한 궤도시설 정밀안전진단과 성능평가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1호선은 서울역~신설동역, 4호선은 이촌역∼남태령역, 5호선은 방화역~화곡역·답십리역~강동역, 3호선 대청역~오금역, 6호선 고려대역~봉화산역, 7호선 장암역~하계역 등을 들여다본다.
국가철도공단도 마찬가지다. 경부선 평택역~천안역·서울역~영등포역, 호남선 고막원역~목포역·강경역~김제역, 영동선 영주역~동백산역 등 15여개 구간을 중점으로 정밀안전진단과 성능평가 작업에 착수한다. 이달 안에 사업을 발주해 이르면 연내 점검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안전성이 낮은 시설을 개·보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부산도시철도를 담당하는 부산교통공사와 광주도시철도를 관리하는 광주도시철도공사 등도 조만간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내고 연내 사업자를 선발해 내년 1분기 내로 정밀안전진단과 성능평가를 마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서울시도 재난 안내 시스템을 개편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적시에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못해 출·퇴근길 대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무궁화호 탈선 사고가 일어난 다음 날인 7일 오전 8시 27분께에야 ‘전일 무궁화호 탈선으로 인하여 1호선 열차가 지연 운행되고 있으므로 혼잡하오니 안전을 위해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을 담아 긴급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구로구는 오전 9시 13분, 영등포구는 오전 9시 56분이 지나서야 자체적으로 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을 상대로 철도 및 차량 안전관리실태 파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열차 관련 사고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2010건이 발생했다. 단순 계산으로 해마다 167건의 사고를 겪은 셈이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사고 건수에 국토부도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 해결에 나선 것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사고 정황 조사 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와 철도안전감독관 등이 정확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학계에서도 만성적인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여러 기관이 얽힌 철도산업구조의 복잡함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고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철도 관련 사고가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구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철도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코레일이 충분한 안전관리 인력 및 시스템 투자를 진행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6일 오후 8시 50분께 영등포역에서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용산역을 출발해 익산역으로 향했던 무궁화호 열차가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객차 5량과 발전차 1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275명 중 34명이 다쳤다. 사태 수습은 하루 뒤인 지난 7일 오후 5시 30분께 마무리됐다. 현장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모든 열차가 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정차하지 못했다. 이틀간 운행이 지연된 고속·일반열차는 총 335대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오봉역에서는 화물열차를 연결·분리하는 과정에서 코레일 소속 직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코레일은 이 사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부분작업중지명령’을 받았다. 오봉역이 수도권 출하기지인 쌍용C&E,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성신양회,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시멘트사 7곳도 시멘트 공급 및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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